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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인하 임박...글로벌 경제 본격적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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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인하 임박...글로벌 경제 본격적 변화 예고

연준 이르면 수요일 금리 인하 결정 가능성 높아
주택시장 활성화 등 경제 부양 효과 기대, 신중한 접근 필요

파월의 금리 인하가 세계 경제 색깔 좌우.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파월의 금리 인하가 세계 경제 색깔 좌우.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르면 오는 수요일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번 주 0.25~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2022년 초부터 시작된 11차례의 연속 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고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으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금리 인하의 주요 목표는 경기 부양이다.

특히, 주택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지난해 10월 7.22%에서 최근 6.20%로 하락한 것처럼, 금리 인하는 모기지 금리 하락으로 이어져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업들의 차입 비용이 낮아져 설비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금리 인하의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통화정책 변화의 효과가 6~16개월 후에야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현재 경제 상황이 양호한 편이어서 금리 인하 필요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재발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 금융시장 영향과 투자 전략 변화 필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시장도 큰 변화를 보인다. 16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은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주식 시장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조정을 받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선 결과이다. 낮은 금리 환경에서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같은 날 0.5% 하락했다. 이는 기술주들이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로 조정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AI 관련 주식들의 고평가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3.554%까지 하락해 2022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수익률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므로, 이는 시장이 큰 폭의 금리 인하를 예상함을 의미한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시장은 2024년 9월 18일 기준으로 약 60%의 확률로 연준이 이번 주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지난주 초 1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주식 시장은 호조를 보이지만, 섹터별로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편, 예금 금리 하락이 예상되면서 투자자의 자산 배분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금융 전문가들은 현금 보유 비중을 줄이고 주식이나 채권 등 다른 자산으로의 분산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 이익을 노리고 무리하게 주식 투자를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글로벌 경제에 미칠 영향


미국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달러 약세가 예상되면서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신흥국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수출 경쟁력 약화라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16일 기준 달러 인덱스(DXY)는 103.5 수준으로, 연초 대비 약 2% 하락했다. 이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이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2개월 동안 달러가 추가로 5% 정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달러 약세로 MSCI 신흥국 통화 지수는 연초 이후 약 1.5% 상승했다. 특히,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 인도 루피 등이 강세이다. JP모건은 2024년 신흥국 통화가 평균 3~4% 절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달러 약세는 신흥국 경제에 달러 표시 부채의 상환 부담을 들어 준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신흥국의 달러 표시 부채는 2023년 말 기준 약 4조 달러에 달한다.

또한, 수입 물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수 있으며, 통화 가치 상승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할 수 있다.

다만, 자국 통화 강세로 인해 수출 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상승하여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으며,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국 통화가 10% 절상될 경우 GDP 대비 무역수지가 평균 0.5%P 악화할 수 있다.

물론, 국가별 영향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브라질,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통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출 증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대만 등 제조업 중심의 수출국들은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 약화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

◇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향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직접적인 영향은 환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 금리가 1%P 하락할 때 원/달러 환율은 약 1.2% 하락한다. 이런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일부 상쇄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2024년 한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7.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원자재 수입 비용 감소로 기업 실적 악화가 일부 완화될 수 있어, 특히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의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화 강세 기대감은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유인할 수도 있다. 2023년 외국인 순매수가 약 17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4년에도 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은행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압력이 높아질 수 있으며, 이에 주식 시장은 긍정적 영향을, 채권 수익률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금리 인하는 가계 부문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이 줄어들 수 있지만, 동시에 추가 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기준 가계신용은 1,875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다.

또한,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질 수 있다. 다만, 정부의 규제 정책에 따라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여 한국 정책당국은 환율 변동성 관리, 수출기업 지원, 가계부채 관리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 역시 환 헤지 전략 수립, 비용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대외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정책 당국자들도 금리 인하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경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