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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식당업계, ‘스마트 사이징’ 혁신...더 적게 먹고 더 건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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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식당업계, ‘스마트 사이징’ 혁신...더 적게 먹고 더 건강하게

“식당 분량 축소 트렌드, 비만 문제 해결과 수익성 개선 동시에 노려”

미 식당업계, 스마트 사이징 인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식당업계, 스마트 사이징 인기. 사진=로이터
미국 식당 업계가 오랜 시간 동안 계속되어 온 ‘대용량’ 문화에서 벗어나 ‘적정 분량’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메뉴 변경이 아닌, 공중보건과 경제적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이라고 24일(현지시각)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최근 전미 레스토랑 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는 보고서에서, 소비자 4명 중 3명이 더 적은 돈으로 더 적은 양의 음식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 사회가 직면한 비만과 식품 낭비 문제에 인식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연간 최대 330억 파운드의 음식을 낭비하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자원 낭비와 환경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낭비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간 낭비되는 음식량은 약 3616만 명의 성인 남성이 1년 간 섭취할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이는 2021년 기준 미국 인구 약 3억3000만 명의 약 11%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있다. 버거킹 일부 매장에서는 치킨 너겟 주문량을 10개에서 8개로 줄였고, 서브웨이는 3달러짜리 랩을 메뉴에 추가했다. 이는 인플레이션 대응과 함께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변화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많은 레스토랑 체인이 매출 증가를 보고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건강과 경제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레스토랑 업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미국 사회 전반의 건강과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비만율 감소는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식품 낭비 감소는 환경 보호와 자원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트렌드는 관련 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정확한 영양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 기업이나 지속 가능한 포장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 또한, 개인화된 영양 관리 서비스나 식품 재활용 관련 스타트업도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순탄하게만 진행되지는 않을 것 같다.

소비자들의 ‘가성비’ 요구와 레스토랑의 수익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또한, 오랫동안 '큰 것이 좋은 것'이란 인식에 익숙해진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따라서, 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소비자 모두의 협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적정 분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식품 낭비 감소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할 수 있다. 기업은 혁신적인 메뉴 개발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소비자 역시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책임 있는 소비 습관을 기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식당 업계의 ‘스마트 사이징’은 한순간 트렌드를 넘어 사회 전반의 건강과 경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도전과 기회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이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따라 미국 사회의 미래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