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청년 억만장자가 AI 산업의 붐으로 탄생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왕(Alexandr Wang)이 새로운 AI 산업의 억만장자로 부상했다.
그가 설립한 스케일(Scale) AI는 AI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노동 형태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7세 나이에 17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억만장자가 된 왕의 성공 이야기는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과 그에 따른 기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전했다.
Scale AI의 핵심 사업 모델은 전 세계 10만 명 이상의 계약직 노동자들을 활용해 AI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라벨링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데이터 라벨링은 AI 및 머신러닝 모델을 훈련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으로, 원시 데이터에 의미 있는 태그나 레이블을 부여하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컴퓨터가 데이터를 이해하고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든다. 사람이 음성, 이미지, 텍스트 등의 데이터에 관련 정보나 분류를 표시한다.
이는 AI 기술 발전의 이면에 숨겨진 ‘보이지 않는 노동’의 실체를 드러내는 동시에,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노동 형태를 제시한다. 구글, 메타, 테슬라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주요 고객인 만큼, Scale AI는 현재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의 성장세는 놀랍다. 지난해 매출이 3배 증가해 6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기업 가치는 14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AI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동시에, 데이터 라벨링이라는 노동 집약적 작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AI 등장으로 고품질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Scale AI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왕의 성공은 AI 산업의 틈새시장에서 기회를 포착한 젊은 기업가들의 부상을 대표하는 사례다. 이와 유사한 성공 사례로는 AI 모델의 자동화된 미세 조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토노머스의 니엘 그로스(29세), AI 개발자 커뮤니티 플랫폼 허깅 페이스의 공동 창업자 클레멘트 델랑글(28세), 그리고 윤리적이고 안전한 AI 개발을 목표로 하는 앤트로픽의 공동 창업자 자히드 쿠레시(30세) 등이 있다.
오토노머스는 기업들이 자사 특정 요구에 맞게 AI 모델을 쉽고 빠르게 조정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그로스의 혁신적인 접근은 AI 모델 최적화 과정을 대폭 간소화하여, 기업들의 AI 도입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허깅 페이스는 오픈소스 AI 모델과 도구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AI 기술의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20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델랑글은 AI 커뮤니티에 중요한 인물이 되었다.
앤트로픽은 AI 안전성 연구와 강력한 언어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클로드라는 AI 챗봇으로 주목받고 있다. AI의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기술의 이점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은 각각 AI 모델 최적화, 개발자 협업, 윤리적 AI 개발 등 AI 산업에서 다양한 틈새시장을 개척하며, 혁신을 이루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윤리적 논란과 노동 문제가 존재한다. Scale AI의 경우, 시간당 8달러에 불과한 저임금, 불안정한 고용 형태, 작업자의 신원과 근로 조건이 불투명한 점 등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일부 작업자들의 부정행위나 챗GPT를 이용한 데이터 조작 시도 등은 AI 학습 데이터 품질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Scale AI를 비롯한 이들 스타트업 사례는 AI 시대 스타트업의 성장 모델과 도전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다. 기술 혁신과 글로벌 노동력을 결합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빠른 성장을 가능케 했지만, 동시에 노동 착취 논란과 데이터 품질 관리, AI 기술의 오남용, 개인정보 보호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이는 AI 기술 발전이 가져올 수 있는 사회경제적 변화와 윤리적 딜레마를 예고한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이들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젊은 창업자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글로벌 노동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디지털 노동’의 확산이 가져올 노동권 침해와 소득 불평등 심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Scale AI를 비롯한 이들 기업의 미래 전망은 AI 기술 발전 방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현재 이들 회사는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이는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 모델 개발과 학습 데이터 확보, 윤리적 AI 개발 등에 주력하는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AI 기술의 민주화와 접근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동시에 데이터의 품질과 다양성 확보, 그리고 AI 기술 격차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불평등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