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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원전 장비 제조업체 ‘신성장 기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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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원전 장비 제조업체 ‘신성장 기업’ 주목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른 원자력 발전 재조명, 관련 기업 주가 상승세”

AI 붐과 원전 장비업체의 상생관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AI 붐과 원전 장비업체의 상생관계.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2년 기준 약 240~340TWh로, 이는 한 국가의 연간 전력 소비량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충족하기 위해, 대형 기술 기업들이 원자력 발전에 주목하면서 관련 산업 전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기고 있다.

특히, 원자력 발전소용 장비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24일(현지시각) 배런스의 보도에 따르면, 산업용 펌프와 밸브 제조업체인 플로우서브(Flowserve)의 주가가 급등했다. BofA 증권의 앤드류 오빈 애널리스트는 플로우서브를 “핵에너지 관련 수혜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이 회사 원자력 사업이 전체 매출의 3~4%에 불과하지만, 평균 이상 수익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계 원자력 발전 시장 규모는 계속 확대되고 있다. 마켓앤마켓스(Marketsand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3560억 달러였던 세계 원자력 발전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해 395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원전 장비 제조업체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플로우서브 외에도 여러 원전 장비 제조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용 밸브를 생산하는 커티스-라이트(Curtiss-Wright)의 주가는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했다. 또한, 원자로 압력용기 등을 제작하는 BWX 테크놀리지 주가도 상승세이다.

이러한 글로벌 원자력 발전 시장 성장 추세는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 원자력 기술 강국으로,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경험이 세계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한전KPS 등 원전 관련 기업들은 이미 국내외 원전시장에 풍부한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 증기발생기 등 핵심 장비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의 성장도 이들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마켓리서치퓨처(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해 1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SMART 원자로 기술은 이미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어, 관련 기업들의 해외 진출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 전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원자력 발전은 여전히 안전성과 폐기물 처리 문제 등 논란의 여지가 있는 에너지원이다. 또한, 재생 에너지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안전성 제고에 지속 투자해야 할 것이다.

AI 시대의 도래와 함께 원자력 발전 산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으며, 이는 원전 장비 제조업체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주목하고, 기술력 강화와 시장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전성과 경제성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글로벌 에너지 정책과 시장 변화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