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치는 중국 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세계 2위 경제 대국의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배런스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전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단행된 금리 인하이다. 지급준비율 인하로 약 1조 위안(약 1380억 달러)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은행들이 더 많은 자금을 대출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유동성 증가와 금리 인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으로 위안화 가치에 하락 압력을 줄 수 있다.
또한, 상하이와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 주택 구매 제한을 완화하고, 기업의 자사주 매입을 위한 대출 재융자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다. 이는 중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택 구매 제한 완화의 경우, 구체적으로 상하이에서는 비(非)상하이 호적 보유자 주택 구매 자격 요건을 기존 납세 증명 5년에서 2년으로 완화했다. 선전에서는 주택 구매 시 요구되는 선불금 비율을 낮추고, 대출의 한도를 확대했다. 이는 그간 엄격했던 주택 구매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잠재 구매자시장 진입을 쉽게 하고, 결과적으로 주택 수요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자사주 매입 지원과 관련해서는, 중국 정부가 은행들이 기업 자사주 매입을 위한 대출을 재융자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기업들이 더 쉽게 자금 조달을 하여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가 지지와 투자자 신뢰 회복을 도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이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개선으로 이어져, 그간 침체되었던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
이 정책 발표 이후 중국 관련 주식들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알리바바, JD.com, PDD 홀딩스 등 중국 대표 기업 주가가 크게 올랐고, 중국 시장을 추종하는 ETF들도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아이셰어즈 MSCI 중국 ETF와 크레인 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 ETF 등은 각각 20%대 이상의 주간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적인 시장 반응이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압박, 부진한 소비자 수요,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 복합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 침체는 중국 경제의 핵심 문제로 지적된다. 8월 중국 전역 70개 도시의 신규 주택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5.3% 하락했고, 부동산 투자도 10.2%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양책이 단기적인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경제 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워낙 그간 부실 규모가 크고, 숨겨진 부채가 많아 현 단계의 부양책으로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단계지만, 더 큰 재정 지원이 없다면 성장 전환을 주도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소비 진작이다. 그러나 현재의 부양책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지출을 늘리기에 미흡할 수 있다. 난양공과대학의 쿠펑 교수는 “중국의 경제 침체는 민간 투자, 정부 지출, 소비를 포함한 총 수요의 둔화, 정책 위험에 대한 두려움, 미래 성장에 대한 낮은 기대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 복지 시스템 강화, 임금 상승, 실질적인 투자 기회 제공 등 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정부의 부채 증가와 같은 부담을 동반할 수 있어, 중국 정부가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딜레마에 빠져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인 경제 회복과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 진단과 분석이다.
따라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경제의 향후 움직임을 주시하며, 위험과 기회를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