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무기 생산 차질'을 빚은 러시아가 '무기 수출 감소'라는 뼈아픈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 틈을 타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대체 공급자'로 떠오르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닛케이가 보도했다. 특히 한국은 가격 경쟁력과 뛰어난 성능을 앞세워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틈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톡홀름 국제 평화 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까지 세계 무기 수출 시장은 미국과 러시아가 양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무기 수출은 급감했다.
미국과 유럽의 제재로 무기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수출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 무기를 수입하는 국가는 2019년 31개국에서 2023년 12개국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방산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러시아 무기를 수입해 온 국가들을 대상으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국 방산업체들은 아시아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인 'KADEX 2024'를 통해 '글로벌 세일즈'에 나섰다. 특히,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 러시아 무기 의존도가 높았던 국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은 러시아의 최대 무기 수입국이었지만, 최근 한국과의 방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폴란드는 한국산 전차 1,000대를, 루마니아는 자주포 54대를 구매하는 등 동유럽 국가들의 '한국산 무기' 사랑도 뜨겁다.
한국 무기는 가격 경쟁력과 뛰어난 성능을 '무기'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냉전 이후 지속적인 대량 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한국은 미국, 유럽산 무기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꾸준히 국방력을 강화해 온 결과, 한국 무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한다.
특히, 한국의 지상군 무기는 NATO와 소련 시대 무기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러시아산 무기에서 '전환'하는 국가들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업체들이 이번 기회를 '글로벌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 품질 관리, 해외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K-방산' 신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무기 수출 감소는 한국 방산업체들에 '기회'이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는 이르다. 한국 방산업체들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가격 경쟁력에만 안주해서는 안 된다.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고, 첨단 무기 체계 개발에 힘써야 한다. 무기 성능과 품질 향상에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또한, 현재 주력하고 있는 '틈새시장' 공략을 넘어 미국, 유럽 등 '주력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수출 다변화를 통해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지원 강화, 민·군 협력 확대 등을 통해 방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출 금융 지원, 해외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방산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궁극적으로, 한국 방산업체들은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