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아랍에미리트, 홍콩 등과 협력하여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시범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9일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CBDC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는 기존 방식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하다.
거래 완료 시간을 몇 초 이내로 단축하고 수수료를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측 설명이다.
루레이 중국인민은행 부총재는 "다자간 프레임워크 하에서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상호 연결성을 촉진하고자 한다"며 "국경 간 결제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국제 결제는 SWIFT 메시징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며, 완료까지 며칠에서 약 1주일이 소요된다. 또한, 대부분 달러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환율 변동 리스크도 존재한다.
중국은 CBDC를 활용한 저비용 이체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비달러 거래를 촉진하고 중국의 달러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은 일본,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의 CBDC 개발 경쟁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디지털 위안화 활성화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2020년 시범 운영을 시작했지만, 위챗페이 및 알리페이 등 민간 결제 앱과의 경쟁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이미 무현금 결제에 익숙해져 있으며, 디지털 위안화가 기존 결제 수단과 큰 차이가 없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베이징의 한 식당 종업원은 "디지털 위안화는 기본적으로 위챗페이와 다른 플랫폼과 똑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국제화 움직임은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가 큰 한국은 디지털 위안화 사용 확대에 따른 환율 변동, 결제 시스템 변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
또한,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경우, 한국 역시 CBDC 개발 및 국제 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국제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