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8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9월 1일 조사에서 3.1%p 앞서던 것이 10월 11일에는 2.5%p로 줄었다. 트럼프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이는 막판 선거전이 예측 불가능한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12일(현지시각) 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46% 대 45%로 앞서고 있다. 특히 외교정책 능력 면에서 트럼프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대응에서 모두 48% 대 33%로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를 해석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응답자들은 후보자 선택과 관련해 경제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으며, 이민과 국경 보안이 그 뒤를 이었다. 외교정책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측 여론조사 전문가 마이클 보시안은 "이번 선거는 외교정책으로 규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갈등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할 수는 없다. 두 후보의 외교정책 접근법 차이는 뚜렷하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며 추가 지원에 반대하지만, 해리스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확인했다. 중동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이스라엘에 강경 대응을 촉구하지만, 해리스는 휴전 필요성을 강조하고 두 국가 해법을 지지했다.
이 차이는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무소속 유권자들과 외교정책에 관심이 높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초박빙 구도에서 이 외교정책 차이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과 외교정책에 민감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젊은 유권자들과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이들의 투표 행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어 국제 정세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 지원이 축소되고 중동에서 미국 역할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해리스가 당선되면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정책이 이번 대선의 최우선 의제는 아니지만,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현 국면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경제와 이민 문제에 집중돼 있지만,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외교정책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차가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두 후보의 외교정책 비전과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