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악시오스와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의제"를 발표하며 흑인 남성 유권자 공략에 나섰다.
최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 대학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흑인 남성 지지율은 2020년 대선 당시 12%에서 현재 18%로 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민주당의 우려를 낳고 있는 수치다.
반면, 트럼프 진영은 경제와 치안 문제를 중심으로 흑인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트럼프 캠페인 관계자는 "우리의 경제 정책이 흑인 실업률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며 "도시 범죄 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의 의지도 흑인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움직임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이들의 지지를 유지하지 못한다면 경합주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역사적으로 흑인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었다. 2008년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 당시 흑인 투표율은 각각 65.2%와 66.6%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 때 59.6%로 하락했고, 이는 트럼프의 승리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P-NORC 여론조사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 10명 중 7명이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호의적인 견해를 보인다. 그러나 해리스가 "나라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것"이라고 확신하는 비율은 절반 정도에 그쳤다. 이는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현 정부 성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이번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경제, 의료보험, 총기 정책, 범죄 등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흑인 유권자들은 이러한 주요 이슈들에 대해 해리스가 트럼프보다 더 나은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격차는 이슈별로 차이를 보였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연설에서 일부 흑인 남성이 "여성을 대통령으로 두는 것에 대해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해리스 지지를 호소했다. 이는 민주당 내부에서 흑인 남성 유권자들의 이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거 전문가들은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흑인 유권자의 87%를 얻었는데, 이번에 그 비율이 5%포인트만 떨어져도 경합주에서 승패가 뒤바뀔 수 있다"고 경고한다.
초박빙 구도에서 민주당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과 지지 향방은 접전 주들의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흑인 유권자들의 결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공화당 역시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들의 선택은 단순히 해리스와 트럼프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미국의 정치적 지형과 사회 통합 그리고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그들의 비전과 기대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