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가상은행들이 치열한 경쟁과 규제 환경 속에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첫 라이선스 발급 이후 8개 가상은행이 설립됐지만, 아직 뚜렷한 성공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다.
초기 높은 예금 금리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수요 증가는 가상은행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퀸란 앤 어소시에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 가상은행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억48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가상은행들은 암호화폐 펀드, 토큰화, 주식 거래 등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전통 은행들도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Mox Bank는 암호화폐 ETF를 출시했고, ZA Bank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핀테크 혁신을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PAOB는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하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다른 가상은행들도 특정 고객층이나 서비스에 집중하는 틈새시장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가상은행 간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홍콩 가상은행의 성장을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홍콩 거주 고객만 이용 가능한 제약을 완화하여 중국 본토 등 해외 고객 유치를 허용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홍콩을 넘어 중국 본토, 동남아시아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HKMA는 가상은행들이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고 금융 포용성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가상은행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M&A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홍콩 가상은행의 상황은 한국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가상은행과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금융 시장 경쟁 심화, 수익성 악화 등 홍콩 가상은행이 겪는 어려움은 한국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또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된 금융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한편,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한국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홍콩 가상은행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지속적인 혁신과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성장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