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출시 이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AI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1월부터 공개 예정인 자율 AI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은 단순한 대화형 AI를 넘어 독자적 판단과 행동이 가능한 AI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22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보도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코파일럿 스튜디오는 복잡한 코딩 지식 없이도 기업들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게 해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 AI의 모델을 기반으로 한 이 플랫폼은 고객 응대, 영업 관리, 재고 관리 등 기업 활동 전반에 걸쳐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한 자동화된 업무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10개의 즉시 사용 가능한 에이전트도 함께 출시한다는 것이다. 공급망 관리부터 비용 추적, 고객 커뮤니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 영역을 커버한다. 맥킨지는 이미 이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 문의 관리와 미팅 일정 조율을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발표는 AI 시장의 새로운 경쟁 구도를 예고한다. 세일즈포스, 구글 등 경쟁사들도 유사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며, 막대한 AI 투자에 대한 수익화 방안으로 자율 에이전트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시에라와 같은 스타트업들도 이미 AI 에이전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기술이 가져올 생산성 혁신에 대한 기대도 크다. AI 에이전트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하며, 소수의 인간 관리자가 다수의 에이전트를 감독할 수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직원이 개인화된 코파일럿을 보유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AI 에이전트들과 상호작용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연구는 AI 에이전트의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나 오류의 위험도 증가한다고 경고한다. 가트너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이 코파일럿 도입을 시범 단계에서 확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에이전트의 권한을 제한하고 인간의 개입 시점을 명확히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기업 부사장 찰스 라만나는 "에이전트가 90%의 업무를 처리하더라도, 나머지 10%에 대한 인간의 통제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접근 방식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는 코파일럿이 실용성과 정확성이 떨어지며 기업 데이터 유출 위험도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의 반응도 신중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올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3분기에는 S&P500 지수를 하회하는 부진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거대 기술 기업들의 대규모 AI 투자에 대한 가시적인 수익 창출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 시장이 향후 AI 산업의 핵심 격전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매력적인 가능성과 실질적 도입 과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들의 실제 도입 속도와 투자 대비 효과 입증이 시장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