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플랫폼과 아이폰16 출시를 통해 AI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AI의 대중화와 일상화를 목표로 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애플의 현재 AI 기술력은 경쟁사 대비 다소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자체 연구에 따르면, 시리(Siri)는 오픈AI의 챗GPT 대비 25% 낮은 정확도를 보이는 등 주요 경쟁사들과 약 2년의 기술적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애플은 이러한 기술적 격차를 독특한 방식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 10월에 출시될 예정인 애플 인텔리젠스는 이메일 텍스트 요약, 메시지 분석, Safari 통합 기능, 향상된 컨텍스트 인식 시리, 개인화된 이미지 생성 등 사용자 개인 데이터에 기반한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은 최고의 성능보다는 '보편적 사용성'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리 모두를 위한 AI"라는 슬로건에서 드러나듯, 이는 1980년대 매킨토시를 통해 개인용 컴퓨터를 대중화했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2026년까지 모든 애플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하겠다는 계획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이미 긍정적인 재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분기 순이익은 214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서비스 부문 매출은 242억 달러로 14.1% 증가했다. 2024 회계연도 4분기 예상 매출은 942억 달러로, 전년 대비 5.3% 증가가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월가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6개월 내 4조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애플은 여전히 중요한 도전과제들에 직면해 있다. 오픈AI, 구글, 메타 등 경쟁사들과의 성능 격차 극복이 시급하며, 앱스토어 운영과 관련한 반독점 규제 대응도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감소세 반전을 위한 전략 마련도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AI 전략이 1995-96년의 인터넷 혁명과 비교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한다. 워드 프로세싱이 글쓰기의 표준이 되었듯이, 애플 인텔리전스는 AI를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만드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삼성과 구글이 파편화된 안드로이드 생태계로 인해 AI 업데이트에 제약을 받는 것과 달리, 애플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의 긴밀한 통합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더욱 효과적인 AI 서비스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플의 이러한 전략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AI에 대한 사회적 인식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마치 과거 워드 프로세서가 글쓰기의 새로운 표준이 되었듯이,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해 AI가 일상생활의 자연스러운 일부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