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자동차가 자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것을 막으려는 조처를 내리면서 일부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우리 정부 역시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한미동맹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차량연결시스템(VCS)이나 자율주행시스템(ADS)에 중국이나 러시아와 연계가 있는 특정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차량의 수입과 판매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규정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관련 금지 규정은 소프트웨어의 경우 2027년식 모델부터, 하드웨어는 2030년식 모델 또는 2029년 1월 생산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주요 업체들을 대변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은 규정안 적용 시기를 기존 2030년식 모델 또는 2029년 1월 생산분에서 1년 미뤄 달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AAI는 일부 업체들의 경우 규제에 대처하기에 준비 기간이 짧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많은 투자를 받는 멕시코 정부도 미국의 이번 조치가 멕시코의 자동차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위반 소지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완성차 업체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앞서 공급망 문제로 중국 의존도를 낮춰 놓은 만큼 국내산 부품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첨단 부품인 만큼 국내 기업과의 연계로 제품을 연구하고 생산하므로 미국의 규제와 관련이 없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의 바이두와 협력관계에 있지만 이는 중국 시장을 위한 연구개발 차원이어서 미국에서 생산·판매될 제품에는 큰 영향이 없어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날 보도 참고 자료에서 "미국 재무부 행정규칙은 준수 의무자가 미국인 또는 미국 법인으로 현재까지 우려국에 포함된 나라는 중국(홍콩·마카오 포함)이 유일하다"며 "준수 의무자, 투자 제한 대상 등을 볼 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