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기업들의 AI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2024 글로벌 AI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한 50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AI 도입이 모든 기업에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IBM과 해리스폴이 공동으로 전 세계 2000개 조직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in Action 2024’ 보고서는 AI 리더들의 차별화된 성공 전략을 밝혀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상위 15%에 해당하는 AI 리더 기업들은 나머지 AI 학습자 그룹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성공의 핵심이 기술이 아닌 '사람'과 '데이터'라는 점이다. AI 리더 기업들의 85%는 명확한 AI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으며, 72%는 최고경영진과 IT 리더십 간의 완벽한 전략적 합의를 이루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사적 차원의 명확한 비전과 리더십이 AI 성공의 토대임을 보여준다.
IBM은 AI 리더들의 7가지 공통 특성을 제시했다. △행동 지향적 로드맵 개발 △조직 전체의 이해관계자 참여 △효과적인 변화관리와 스토리텔링 △강력한 기술 기반 구축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 채택 △지속적인 실험과 혁신 △AI 우수센터 운영이 그것이다.
주목할 만한 성과도 확인됐다. AI 리더 기업들의 3분의 2는 AI 도입으로 25% 이상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고객 경험 개선, IT 운영 효율화, 가상 비서 도입, 사이버보안 강화 등 실질적 가치 창출이 가능한 영역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데이터 전략에서도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AI 리더들은 단순히 기성 솔루션을 도입하는 대신, 자사의 고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형 AI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 관리와 분석을 위한 전문 도구 도입(56%)과 데이터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 솔루션 구현(45%) 등에서 높은 실행력을 보였다.
한국 시장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은 2024년 4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지만, 아직 많은 기업이 AI 도입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AI 성공을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전사적 차원의 전략 수립과 조직문화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더불어 한국 기업들의 경우 데이터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된다. 글로벌 AI 리더들이 보여주듯 경쟁력 있는 AI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체계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데이터 3법 시행 이후 확대된 데이터 활용 기회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AI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공을 위한 새로운 공식이 등장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사람과 데이터 중심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최고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전사적 참여,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 추진, 그리고 데이터 경쟁력 확보가 향후 AI 성공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