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전문 투자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 배런스의 최근 빅머니 설문조사 결과, 시장 참여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착륙 시나리오에 무게를 두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금리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펀드매니저 절반은 향후 12개월 동안 주가 상승을 전망했으나, 32%는 중립적 입장을, 18%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특히 낙관론자들은 2025년 말까지 주요 지수가 7~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비관론자들은 다우지수 9%, S&P500지수 14%, 나스닥지수 20% 하락을 전망하는 등 시장 전망이 크게 엇갈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응답자의 43%가 현 주식시장이 과대평가됐다고 진단했지만, 3%만이 과소평가됐다고 응답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의 주가 수준이 실적 대비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시장에 폭넓게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엔비디아, 테슬라, 트럼프 미디어 등이 가장 과대평가 종목으로 지목됐다. 이는 AI 열풍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밸류에이션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 전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0% 정도가 연착륙을 예상했으나,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했다. 내년 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치인 2%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8%에 불과했다. 이는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Fed가 여전히 난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산 배분 측면에서는 에너지 섹터가 가장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채권 중에서는 국채보다 우량 회사채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금과 같은 실물 자산 선호도도 높았는데,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선에 관해서는 거의 3분의 2가 도널드 트럼프가 이길 것을 선호하지만, 47%는 카멀라 해리스가 이길 것으로 예상했다. 약 70%는 트럼프가 주식과 경제에 더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부채 감소가 차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언급되었고, 복지 지출 개혁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향후 시장 전개와 관련해서는 채권 수익률 상승, 선거 관련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결과는 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상승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리스크, 정치적 불확실성 등 다양한 위험요인에 노출돼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중을 기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