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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 대응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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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 대응 '기로'

사상 최고 기온 기록 속 트럼프 당선으로 글로벌 기후대응 제동 걸리나
개도국 지원 3천억 달러 목표에 美·中 갈등 겹쳐 국제협력 난관

힘이 빠져버린 COP29.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힘이 빠져버린 COP29. 사진=로이터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세계 기후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서며 새로운 경고등이 켜진 시점에 트럼프의 차기 대통령 당선이 야기할 미국의 정치적 변화는 국제사회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노력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할 것으로 악시오스가 최근 보도했다.

◇ 기후위기의 심화와 국제협력의 과제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뚜렷한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2024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스페인의 대규모 홍수 등 극단적 기상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기후 과학자들의 분석에 따르면 2024년이 새로운 기온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파리 협정 핵심 목표인 1.5도 제한선이 위협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기후위기의 가속화는 국제사회의 더욱 긴밀한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기후변화 적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재정 지원 체계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화된 선진국들의 책임 있는 참여와 개도국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 COP29의 도전과 과제


11일(현지 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막한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는 이런 위기 속에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 과제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과 감축을 위한 새로운 재정지원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정치적 변화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복잡한 국제정세로 인해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후 대응의 핵심 주체인 주요국 정상들의 불참이 잇따르고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독일 총리와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등 유럽 주요 지도자들이 불참한 데다, 미국도 대통령이나 국무장관 대신 기후특사가 이끄는 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는 단순 참석자 수준의 문제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국제사회의 추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도전 요인이 되고 있다.

◇ 국제 기후 금융의 도전


2009년 코펜하겐 당사국총회에서 약속된 연간 1,000억 달러 지원 목표가 2년이나 지연되어 달성된 전례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신뢰 구축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이번 COP29에서는 최소 2,000억에서 3,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목표 설정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은 이러한 논의에 큰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을 공여국 명단에 포함하려 하면서 새로운 갈등 요인이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그간 유엔 기후체제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왔기 때문에 재정 지원국 역할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러한 주요국 간의 견해 차이는 다자간 개발은행, 민간 자본 등 다양한 재원을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새로운 기후 금융 체계 구축에 심각한 장애물이 될 전망이다.

◇ 향후 전망과 과제


세계자원연구소(WRI)의 아니 다스굽타 CEO가 지적했듯이, COP29의 성과는 향후 기후변화 대응의 기초가 될 것이다. 특히 기후 재정 확보 없이는 야심찬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의 성패는 매우 중요하다.

회의 규모의 축소와 주요국 정상들의 불참은 실질적 성과 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의 기후 재정 분담을 둘러싼 갈등은 주요한 도전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결정적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제사회가 얼마나 효과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가 향후 지구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