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 시장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오히려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현재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이란 간 긴장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변동성이 매우 큰 실정이다.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우려와 달리,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국제 유가 안정에 긍정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아시아 따르면,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문기업 반다 인사이츠(Vanda Insights)의 반다나 하리 설립자는 트럼프의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분쟁 해결 공약에 주목하고 "트럼프가 이러한 약속을 이행한다면, 2024 내내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요동친 원유시장에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의 국제적 영향력과 그의 팀이 이미 두 분쟁의 핵심 당사자들과 진행 중인 막후 협상을 고려할 때, 분쟁 해결 가능성은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국제 유가는 이스라엘-이란 간 긴장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 불안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글로벌 원유시장의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2024년 평균 배럴당 8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23년 평균가보다 1달러 낮은 수준이지만, 공급 과잉과 수요 둔화 추세를 고려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하리 설립자는 트럼프의 대이란, 대베네수엘라 정책에 대해서도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트럼프의 대이란 정책은 이전처럼 핵 프로그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자지구 사태와 연계해 이란의 역내 대리세력 통제, 이스라엘과의 긴장 완화 등을 포함한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도 실용주의적 접근이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제재 완화로 미국 정유업체들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재개한 상황에서, 친기업 성향의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전면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의 국내 유가 안정 선호 성향을 고려할 때,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강화는 신중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제재 강화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완화 조치가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연방 토지의 석유·가스 탐사 촉진과 LNG 수출 프로젝트 재개가 예상된다. 특히 LNG 수출 허가 재개는 가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갈등의 향방은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하리 설립자는 "트럼프 2.0 시대의 미·중 관계가 극한 대립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타협점을 찾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재집권이 국제 유가에 미칠 영향은 일반의 우려와 달리 안정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주요 지정학적 분쟁 해결과 실용주의적 에너지 정책 기조는 시장 불확실성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의 재집권이 국제 유가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전문가들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3.5%에 이른다. 지난해 한국의 원유 수입액은 약 1,0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공약한 LNG 수출 프로젝트 재개는 한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은 세계 3위의 LNG 수입국으로, 미국산 LNG 수입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트럼프 행정부의 LNG 수출 허가 재개는 한국의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러시아와 중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