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이 관세 부과에 대비해 선제로 물량을 확보하는 '프론트로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태국의 10월 전자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대미 수출도 25.3% 늘었다. 말레이시아의 대미 수출은 19.2%, 베트남은 24.2% 증가했다. 특히 전자제품과 부품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이는 트럼프가 예고한 최소 10% 관세 부과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베트남은 2023년 대미 무역흑자 기준 세계 3위,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12위와 13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의 한 물류회사 대표는 "최근 미국행 선적 일정을 앞당겨달라는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UOB의 제스터 코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예방적 조치"라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과 대만으로부터의 부품 수입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태국의 경우 대만과 중국으로부터의 전자제품 및 부품 수입이 각각 42%, 18% 증가했다.
태국전국화주협의회의 차이찬 차로엔숙 회장은 "현지 생산 능력이 아직 부족해 수입이 늘었다"면서 "공급망이 동남아로 이전되면 수입은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무역 급증이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카시콘리서치센터의 부린 아둘와타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태국 GDP를 0.1%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우회 수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태국산업연맹의 크리엥크라이 티엔누쿨 회장은 "중국이 동남아를 통한 우회 수출을 지속할 경우, 미국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