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교두보 확보한 중국...트럼프 변수로 미국 영향력 위축 가시화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패권 경쟁이 라틴아메리카로 확대되면서,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질서의 대변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8일(현지시각) 더 익스프레스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브라질과의 포괄적 협력을 통해 전통적으로 미국의 영향권으로 여겨진 중남미에서 급속히 입지를 넓히고 있다.
중국의 대브라질 전략은 전통적 교역에서 첨단기술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룰라 대통령은 최근 30개 이상의 협정을 체결하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시켰다. 2009년부터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매김한 중국은 상당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며, 브라질의 대중국 수출이 EU와 미국 합산 수출을 상회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은 더 두드러진다. 2023년 브라질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은 전년 대비 크게 늘었으며, 중국은 최근 수수, 포도, 참깨, 어분 등 4개 품목에 대한 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이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과학기술 분야 협력도 주목할 만하다. 2028년 발사 예정인 중국-브라질 지구자원위성(CBERS-6)은 아마존 환경 모니터링에 활용될 예정이며, 양국 기업 간 위성통신 서비스 협력은 미국 기업들과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적극적인 외교는 미국의 라틴아메리카 정책 공백을 파고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주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해왔으며,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한 인프라 투자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트럼프 재집권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재개될 경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이미 브라질과의 농산물 교역 확대 등 선제적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을 둘러싼 미·중 경쟁은 글로벌 경제질서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다. 트럼프 재집권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라틴아메리카는 새로운 경제 블록으로서의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국 중심의 기존 질서가 다극화 체제로 전환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