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감세정책, 美 제조업 부활과 글로벌 경제 전환 예고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 감세정책, 美 제조업 부활과 글로벌 경제 전환 예고

기업·개인 전방위 감세로 경기부양 가속화
트럼트의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 연설 장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트의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 연설 장면.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기업과 개인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감세정책을 통해 미국 제조업 부활과 경제 성장을 도모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전환점이 예고되고 있다.

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의 감세정책은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를 추동할 수 있으나, 재정건전성 악화와 국제 통상질서 재편이라는 도전과제도 동반한다.

트럼프의 감세안은 기업과 개인 부문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기업 부문의 핵심은 현행 21% 법인세율을 15%로 추가 인하하되 이를 미국 내 생산 기업에만 적용하는 것이다. 해외 생산 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는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미국 기업의 본국 회귀를 유도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다는 구상이다.

세금 재단(Tax Foundation)의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세제 개혁은 GDP 0.8% 증가, 자본 스톡 1.7% 증가, 임금 0.8% 상승, 약 60만 개의 정규직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프록터 앤 갬블(P&G)의 사례는 이런 정책의 실효성을 보여준다. 이 기업은 세제 개혁 이후 미국 내 매출 비중이 39%에서 44%로 증가했으며, 미국 내 제조업에 60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진행, 4000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개인 부문에서는 2025년 말 일몰 예정인 감세 및 일자리법(TCJA) 주요 조항의 영구화와 함께 팁 수입, 초과근무 수당, 해외 거주 미국인의 소득에 대한 세금 폐지, 자동차 대출 이자 공제 신설 등 추가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이는 소비 진작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세정책은 심각한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의회예산국(CBO)은 TCJA 조항 영구화에만 10년간 4조6000억 달러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통상마찰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산업별로 차별화될 전망이다. 반도체 제조장비, 산업용 로봇 등 자본재와 첨단 부품소재 같은 중간재 산업은 미국의 제조업 부활로 수혜가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 가전제품 등 완제품 수출 산업은 고율 관세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산업별 맞춤형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트럼프와 그의 경제팀은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성공 사례를 확신하는 모습이다. 당시 레이건은 대폭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로 '레이거노믹스'라 불린 경제 호황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러한 구상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는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국제 교역을 위축시킬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통상압박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의 새로운 경제정책 기조는 글로벌 경제 질서의 근본적인 재편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은 자국 산업 보호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비한 종합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