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기술 투자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
그간 AI 시장을 주도해온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아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구글 클라우드가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며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2025년 CIO 설문조사 결과는 이런 변화를 뚜렷이 보여준다. 구글 클라우드는 '가장 전략적인 AI 공급업체' 부문에서 지지율을 6개월 만에 15%에서 27%로 끌어올리며, 24%를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섰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2025년 AI 프로젝트 구현을 위한 클라우드 인프라 선호도 조사에서 50%의 지지를 얻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AI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조사 대상 CIO의 87%가 2025년 IT 예산 증액을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조사 역사상 최고치다. 특히 AI와 머신러닝 플랫폼 분야는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의 약진은 기술력과 인프라의 균형 잡힌 발전에 기인한다. 구글은 AI 연구 분야에서 축적해온 전문성을 클라우드 서비스와 효과적으로 결합하며, 기업들이 요구하는 실용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도구의 통합 환경 제공이 기업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기업 운영과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PwC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은 AI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수익성 제고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이 변화는 AI 칩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확장이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미국의 정치적 변화가 이러한 시장 동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차기 미국 행정부의 기술 정책 기조에 따라 글로벌 AI 생태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기술 경쟁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AI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들에 이 변화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AI 인프라 시장의 다변화는 기술 선택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글로벌 표준 경쟁에서의 전략적 포지셔닝을 요구한다. 국내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 확보와 함께 유연한 파트너십 전략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구글 클라우드 부상이 예고하는 AI 시장의 지각변동은 글로벌 기술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들에 기술 혁신의 가속화를, 각국 정부에게는 균형 잡힌 정책적 대응을 요구하는 중대한 변화의 시기임을 시사한다. 향후 AI 시장 주도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기술력과 인프라의 균형 잡힌 발전이 성공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