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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의 늪에 빠진 유럽 경제, 2025년 반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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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의 늪에 빠진 유럽 경제, 2025년 반등할까

독일 재정확대·유로화 약세가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 기대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2024년 3월 브뤼셀에서 수교 30주년 기념식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2024년 3월 브뤼셀에서 수교 30주년 기념식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정치적 혼란과 경제 침체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유럽이 202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배런스는 12일(현지시각), 유럽의 경제회복 가능성과 투자 기회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최근 유럽은 전례 없는 복합 위기에 직면해 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연립정부가 붕괴되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고조되었고,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은 대서양 양안의 무역 갈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유럽이 선도해온 친환경 기술과 전기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악재를 반영하듯 최근 6개월간 유럽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iShares MSCI 유로존 ETF는 2% 하락한 반면, 미국 S&P500 지수는 12% 상승하며 뚜렷한 성과 격차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의 반등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BCA 리서치의 마티유 사바리 수석 전략가는 "각종 경제 지표들이 점진적인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25년 2월로 예정된 독일 총선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독민주당의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집권할 경우, GDP 대비 64%라는 양호한 부채비율을 바탕으로 과감한 재정확대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가치 측면에서도 투자 기회가 부각되고 있다. T. 로우 프라이스의 앤드류 클리프턴 전문가는 지멘스, 알리안츠, SAP와 같은 독일의 핵심 기업들이 실적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주요 기술주를 제외하더라도 유럽 기업들의 주가가 미국 기업 대비 20% 가량 낮게 형성되어 있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유로화 약세 역시 유럽 경제의 새로운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유로화는 지난 10월 이후 달러 대비 1.11에서 1.05까지 하락했으며, 전문가들은 2025년 초반 달러와의 등가(패리티) 도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모닝스타의 마이클 필드 전략가는 "유로화 약세가 EU 역외에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유럽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25년 유로존 경제성장률을 1%로 예측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도 예상된다. 다만 프랑스의 GDP 대비 100%에 달하는 부채비율과 6%의 높은 재정적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ING 리서치의 카스텐 브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헤드는 "유럽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독일과 프랑스 간의 긴밀한 정책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유럽 경제는 현재의 도전 속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독일의 재정확대, 저평가된 기업들의 가치 회복, 유로화 약세를 통한 수출 경쟁력 강화가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유럽의 경제회복은 미국 경제와 함께 글로벌 경제의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축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