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시카고의 일리노이 양자 및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파크(IQMP) 조성을 통해 미국이 차세대 컴퓨팅 혁명을 주도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는 이미 탄탄한 연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시카고대학, 일리노이대학, 페르미연구소, 아르곤연구소 등 미국 10대 양자연구센터 중 4개가 이 지역에 있다. 여기에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시험장을 운영하며 프로젝트의 실효성을 평가할 예정이어서 기술력과 공신력을 동시에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실리콘밸리를 모방하는 대신 차세대 기술에 선제적으로 투자한다는 점이다. 특히 연구개발(R&D)부터 상용화까지 전 주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양자컴퓨팅 산업의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기술적 과제도 있다. 양자컴퓨터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이 필요하고, 양자 오류 보정을 위해 100만 개 이상의 큐비트가 요구된다. 또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 전문인력 확보, 환경 정화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25년 트럼프 취임 이후 이 사업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법을 통과시키는 등 양자컴퓨팅 연구를 지원했다.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미국 내 양자컴퓨팅 허브 육성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이지만 양자컴퓨팅에서는 후발 주자다. 미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시카고의 사례처럼 전략적 투자와 함께 미국의 양자컴퓨팅 생태계와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