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틱톡 정책에서 주목할 만한 입장 변화를 보이며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새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2020년 틱톡 사용 금지 행정명령에서 시작해, 2023년 6월 틱톡 계정 개설, 그리고 최근 "당분간 틱톡을 유지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이어지는 이 변화는 향후 미·중 관계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23일(현지시각)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아메리카페스트 연설에서 "틱톡에서 수십억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반응을 얻었다"며 "이 빨판을 잠시 동안 곁에 두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는 첫 임기 당시 "틱톡은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도구"라며 전면 금지를 추진했던 것과는 다른 톤으로, '한시적 유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전략적 변화는 세 가지 목표에 기반한다. 첫째, 2020년 대선에서 35%에 그쳤던 18~29세 연령대 지지율 제고다. 취임 후 국정 초반 각종 개혁 정책을 강행하려면 높은 지지율이 필요하고, 특히 개혁에 호감을 갖는 젊은층 지지는 필수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틱톡은 현재 미국 Z세대의 일 평균 사용시간 95분을 기록하며, 인스타그램(61분), 스냅챗(48분)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18~24세 연령대의 67%가 이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둘째, 6개월 만에 1470만 팔로워를 확보하며 입증된 소셜미디어 영향력의 강화다. 이는 메타의 스레드 플랫폼 전체 이용자 수에 맞먹는 규모로, 현재 틱톡은 미국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여전히 중시하고 유지하려고 한다. 셋째, 중국과의 통상협상에서 레버리지 확보다. 틱톡 정책을 대중 협상의 카드로 활용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산업계 파장도 주목된다. 현재 Z세대 뉴스 소비의 주요 플랫폼으로 부상한 틱톡의 잔류 여부는 메타, 스냅챗 등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규제 기준에도 선례가 될 수 있다.
바이트댄스 제출 법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틱톡은 월간 활성 이용자 1억7000만 명, 미국 내 고용 인원 7000명, 연간 광고 매출 100억 달러 규모의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2025년 1월 19일 시행 예정인 틱톡 금지법을 두고 바이트댄스는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2025년 트럼프 취임 이후의 미중 관계는 더욱 복합적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틱톡 사안은 데이터 주권, 청년 문화, 경제적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다만 반도체, 인공지능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는 오히려 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책 선회를 넘어, 향후 미·중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예고한다. 이는 정치적 실용주의와 국가안보, 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21세기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