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경제가 '트럼프 쇼크'에 출렁일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의 5대 경제정책이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수출 위축과 환율 변동이라는 이중고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연 2.4%까지 하락하고, 실업률도 역대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는 관세 인상, 이민자 추방, 감세 연장, 인플레이션 대응, 주식시장 안정화 등 5대 핵심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이러한 경제 안정성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가장 큰 충격은 관세 정책에서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60%,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조세정책센터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적인 가구는 연간 약 30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특히 소득 수준별 영향을 보면, 최상위 소득 가구는 연간 1만 달러 이상, 중위 소득 가구는 2000달러 정도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민정책 강화도 노동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전망이다. 미국이민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추방 정책으로 건설업(150만 명), 접객업(100만 명), 제조업(87만 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총 450만 명 이상의 노동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해당 산업의 임금 상승을 촉발하여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세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2025년 말 만료되는 감세안의 연장이 최대 이슈다. 조세정책센터 분석에 의하면, 현행 감세 정책이 연장될 경우 연소득 45만 달러 이상 고소득층이 받는 혜택이 가구당 연간 8920달러로, 최저소득층(130달러)의 69배에 달한다. 이는 소득 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인플레이션 측면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인해 2025년 인플레이션율이 현재 2.8%에서 최대 3.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정책에도 영향을 미쳐, 현재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 인하 시기와 폭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우려된다. 현재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인 미국 증시는 이러한 정책들이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가 하락이 부유층의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실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극단적 보호무역과 이민정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미국 상공회의소와 전미제조업협회는 고율 관세가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주요 교역국들의 보복 관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도 심각할 전망이다. 대미 수출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산업 구조 조정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철강, 전자제품 등 주력 수출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
2025년 글로벌 경제는 트럼프의 5대 경제정책으로 인한 구조적 변화와 불확실성 증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은 수출 시장 다변화, 산업 구조 고도화, 내수 시장 활성화 등 종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