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공세적 첩보전 예고...민간 기술기업과 협력 강화 방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가 20일(현지시각) 상원 정보위원회 인준투표에서 찬성 14표, 반대 3표로 통과했다고 악시오스(Axios)가 보도했다.
텍사스 출신의 랫클리프(59)는 트럼프 첫 행정부에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국가정보국장을 지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랫클리프 지명 발표에서 "헌터 바이든의 노트북 관련 가짜 러시아 공모설을 폭로하고 진실을 말해준 것"을 높이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 "랫클리프가 CIA 국장으로 취임하면 중국 고위 관리들에 대한 첩보 수집과 함께 중국의 세계적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비밀 작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는 통신 네트워크 침해를 포함한 최근 중국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직 미국 관리들은 WSJ에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은밀한 대결을 승인하면서 CIA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깎아내리기 위한 비밀 선전 캠페인을 시작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작전에는 중국 지도부의 해외 자금 은닉 의혹을 소셜 미디어로 유포하는 선전 캠페인이 포함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16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랫클리프는 첨단기술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민간 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극초음속 무기,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021년 의회 제출 정보기관 감찰관 보고서는 랫클리프가 국가정보국장 재임 시절 중국 관련 평가에서 분석가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미국 정보기관의 중국 분석가들이 자신들의 연구가 트럼프의 정책에 이용될 것을 우려해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 평가를 주저했다"고 밝혔다.
전직 정보당국자들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10여 년 전 CIA의 중국 내 정보원 네트워크가 와해된 이후 재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직 관리는 "랫클리프가 국가정보국장 시절 중국 분석가 증원과 대중국 견제용 정보 공개를 적극 추진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소속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미국 기간시설 해킹과 통신망 침입은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국가안보팀 구성이 시작됐다"며 "국방장관 지명자 피트 헤그세스는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와 여성 전투병 제한을 주장하고 성폭행 의혹에 휘말렸으며, 국가정보국장 지명자인 전직 민주당 하원의원 털시 개버드는 미국의 감시 정책을 비판해왔다"고 전했다. 다만, 개버드는 최근 의회 지지 확보를 위해 주요 첩보 프로그램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