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간 2조 달러 규모 교역 차질 예고
미국 무역분쟁 비화 우려...세계 공급망 혼란 가능성
미국 무역분쟁 비화 우려...세계 공급망 혼란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북미 무역 질서가 요동칠 조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5년 1월 21일(현지시각)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USMCA 재협상의 핵심은 2조 달러 규모의 북미 역내 무역 질서 재편이다. WSJ은 같은 날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재협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서명한 무역 양해각서에서 USTR에 USMCA가 노동자와 농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권고안을 제시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대해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는 협상 수단이 아닌 실제 정책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ING은행의 독일 무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잉가 페히너는 21일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발동하면 의회 승인 없이도 즉각 관세 부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페히너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미국 소비자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표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켄터키산 버번과 플로리다산 오렌지 주스 등 1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와 하루 400만 배럴의 대미 석유 수출에 대한 수출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2018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맞대응해 철강, 돼지고기, 치즈, 사피 등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한 사례가 있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캐나다 경제에 대한 관세 충격도 우려된다. 현지 금융 전문 매체 FX스트리트는 2024년 12월 11일(현지시각) 캐나다 중앙은행의 정책 금리 결정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티프 맥클렘 총재가 "25% 관세가 부과되면 캐나다의 국내총생산(GDP)이 3% 감소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미 전국대외무역위원회의 제이크 콜빈 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등 주요 산업의 공급망이 북미 3국에 걸쳐 있어 관세 부과 시 심각한 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미 인구조사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대멕시코·캐나다 수입 의존도는 각각 15%, 13.7%를 기록했다. WSJ은 USMCA 체결 이후 두 국가가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1, 2위 무역 파트너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 통계를 보면 멕시코는 식용 채소와 뿌리작물(70%), 식용 과일과 견과류(70%), 음료와 주류(60%), 자동차 부품(60%), 식물성 편조물질(70%)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북미 무역의 또 다른 축인 캐나다는 곡물류(50%), 축산물(50%), 식품산업 부산물(45%), 목재와 목탄(50%), 광물성 연료(50%), 아연 제품(50%) 등에서 미국 수입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