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자금 조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0억 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나섰으나, 거액의 자금 조달 가능성을 두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오픈AI, 소프트뱅크, 오라클과 함께 'AI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초기 1000억 달러 투자를 시작으로 4년간 최대 5000억 달러까지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첫 단계인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은 시작됐다. 오라클의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은 "텍사스를 시작으로 전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기 10개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2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각 센터는 약 4만6450㎡ 규모가 될 전망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인공일반지능(AGI) 개발과 헬스케어, 암 백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의 AI 응용 연구를 목표로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약 1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는 2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그들은 실제로 돈이 없다"며 "소프트뱅크가 100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자금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더인포메이션은 이를 좀 더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22일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에서 오픈AI의 투자 예상 금액은 190억 달러다. 이는 오픈AI가 설립 이후 유치한 총 투자금 240억 달러의 80%에 달하는 규모다.

참여 기업들의 재무상태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오라클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 기준 현금보유액이 109억 달러에 불과한 반면, 부채는 약 900억 달러에 달했다. 연간 약 200억 달러의 자본지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최근 AI 기업들의 투자 유치 사례는 AI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최근 구글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이는 2주 전 벤처캐피털로부터의 20억 달러, 지난해 11월 아마존으로부터의 40억 달러 투자에 이은 것이다. 2023년 가을 이후 앤스로픽이 유치한 투자금은 약 140억 달러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자금 외에도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 소비와 첨단 기술 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한다. 또한, 중국과의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AI 기술의 집중이 가져올 수 있는 지정학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