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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은행 "유럽 경제, 구조적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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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은행 "유럽 경제, 구조적 위기 직면"

ING은행 "정치 리더십 약화·미국발 압박·중국과 갈등 겹쳐"
"임시방편식 해법으론 위기 극복 불가능" 강력 경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023년 3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023년 3월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ING은행이 23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발간한 '유로존 분기보고서: 유럽의 길이 고갈되고 있다'(Europe's running out of road)를 통해 유럽 경제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ING은행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거시경제분석 책임자는 이번 보고서에서 “유럽이 과거 15년간 유로 위기, 브렉시트,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왔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고 더 깊은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브르제스키 책임자는 "팬데믹 종식 이후 처음으로 유럽이 순환적 회복에 대한 낙관론과 희망 없이 새해를 시작했다"면서 "2025년은 경제적 기반이 취약하고 성장이 다시 한번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유럽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세 가지를 지목했다. 첫째,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정치적 리더십 약화다. 브르제스키 책임자는 "상대적 레임덕에 빠진 두 국가의 정부가 이끄는 상황에서 유럽 최대 경제대국의 정치·정책적 불확실성이 올해 초반 투자심리와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둘째, 미국발 압박이다. 보고서는 "새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산업 정책이 유로존 경제에 단기·장기적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며 "미국의 감세, 규제 완화, 에너지 가격 하락 정책이 유럽의 구조적 성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셋째, 중국과의 관계 변화다. 브르제스키 책임자는 "8년 전과 달리 현재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경쟁력과 에너지 문제에 직면해 있고, 중국은 번영하는 수출 대상국에서 체제 경쟁자로 변모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세계 경제 비중은 2020년 18.11%에서 2025년 17.54%로 감소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세계 경제 비중이 1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IMF는 2025년 유럽연합과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각각 1.6%, 4.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해결책으로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지난해 제시한 개혁안을 제시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보고서를 통해 인프라, 디지털화, 교육, 국방 분야 투자 확대와 함께 에너지, 통신 등 핵심 분야의 국경 간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브르제스키 책임자는 "유럽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분명하고 가시적인 신호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장기 침체 위험이 높다"면서 "2025년을 과거와 마찬가지 임시방편적인 위기관리를 한다면 유럽의 위기를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