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LA 수도전력국 신용등급 2단계 하락 단행...LA시도 강등 대상 지정
지방채 투자자들, 기후변화 리스크 본격 반영 시작
지방채 투자자들, 기후변화 리스크 본격 반영 시작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강타한 대형 산불이 지방채 시장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후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위험이 지방채 신용등급과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달 초 LA 모스랜딩의 비스트라 배터리 저장 시설에서 시작된 화재는 2주간 계속됐다. 23일(현지시각)에는 카스테익 인근에서 새로운 화재가 발생해 축구장 1927개 크기의 약 3400에이커를 태웠다. 이번 산불로 28명이 목숨을 잃고 2750억 달러(약 394조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뉴빈의 댄 클로즈 지방채 전략 책임자는 "화재 복구 작업 완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섣부른 전망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24일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힐탑시큐리티스의 톰 코즐릭 지방자치단체 전략 책임자는 "지방자치단체 시장이 2025년 1월 캘리포니아 사태를 분수령으로 삼을 것"이라며 "날씨 관련 위험을 투자 결정에 반영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의 여파로 S&P 글로벌 레이팅스는 13일 LA 수도전력국(LADWP)의 신용등급을 싱글A에서 두 단계 하락했다. 15일에는 최고 등급에 가까운 더블A 등급을 보유한 LA시와 더블A 마이너스 등급인 알타데나 공공도서관 지구를 신용등급 하락 대상으로 지정했다.
세이지자문서비스의 제프 팀린 비과세 고정수입 전략 담당자는 "LA 수도전력국(LADWP) 채권의 위험도를 보여주는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0.5%포인트 커졌다"며 "수익률이 3.2%에서 3.7%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LA시와 학교 채권의 국채 대비 금리 차이도 0.2~0.3%포인트 벌어지며 수익률이 3.5%로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세이지자문서비스의 팀린 담당자는 "주택과 학교 재건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수 손실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준의 수익률에서는 새로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제니퍼 존스턴 지방채 연구 책임자는 "연방정부의 지원이 핵심"이라며 "과거 자연재해 때와 같이 연방 차원의 전통적인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기상 관련 재해 증가와 건축비 상승으로 주택 소유자 보험료가 지난해 6개 주에서 2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네브래스카주는 22.7%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보험료 상승은 2년 연속 전국적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