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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기업 딥시크, 美 제재 속 글로벌 돌풍..."中 기술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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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AI 기업 딥시크, 美 제재 속 글로벌 돌풍..."中 기술력 입증"

美 앱스토어 1위 등극에 中 전역서 애국 열풍...기술 유출·가짜 계정 논란도
혁신, 논란 속에 중국의 자부심으로부상한 딥시크의 로고.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혁신, 논란 속에 중국의 자부심으로부상한 딥시크의 로고. 사진=로이터

중국의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미국의 기술 제재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중국 전역에서 새로운 국가적 자부심의 상징으로 부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딥시크의 저가 AI 모델이 미국 월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딥시크 앱이 미국 아이폰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와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고 WSJ은 설명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설날 분위기와 함께 웃는 고양이나 개 캐릭터를 활용한 '딥스크 자부심(DeepSeek pride)' 이모티콘이 확산됐으며, 설립자 량원펑의 고향인 광둥성의 작은 도시는 설 연휴 기간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미국 '더 데일리 쇼'의 진행자 존 스튜어트가 "중국 AI가 미국 AI를 일자리에서 몰아냈는가?"라고 묻는 장면을 재조명하며 딥시크의 성과를 부각했다.

중국 저장성 정부는 공식 발행물을 통해 "다른 나라의 달이 반드시 더 둥글지 않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우리도 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사이언스의 공동 설립자 펑지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순수 중국 기업의 충격적 돌파가 국가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 인터넷 보안업체 치후360의 저우훙이 회장도 웨이보에서 "중국이 이미 AI 경쟁에서 미국을 추월했으며, 딥시크는 미국의 AI 기술 패권에 맞서는 중국 '어벤져스 팀'의 핵심 멤버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은 딥시크의 급부상 이면에 있는 여러 논란도 지적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OpenAI)는 딥시크가 자사의 AI 모델을 활용해 새로운 챗봇을 학습시켰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WSJ은 딥시크가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천안문 광장, 대만, 티베트 등의 주제에 대해 제한적이거나 선전적 답변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허위정보 탐지 기업 시아브라(Cyabra)의 라피 멘델존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소셜미디어상 딥시크 관련 대화의 12%가 가짜 계정에서 발생했으며, 이러한 계정들이 중국 정부의 긍정적 여론 형성을 위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의 류펑위 대변인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소셜미디어 조작에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신미국안보센터(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의 엘사 카니아 선임연구원은 "딥시크의 성공이 미국의 수출 통제 속에서 거둔 중국의 승리로 해석되고 있으나,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는 여전히 중국 AI 산업 발전의 중요한 제약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딥시크는 2025년 1월 29일 "대규모 악성 공격"으로 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2월 1일 웹사이트를 통해 문제가 해결됐다고 공지했다. WSJ에 따르면 일부 분석가들은 급증한 사용자로 인한 시스템 과부하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경쟁사들의 견제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