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울·블랙스톤 등 대형 투자사 잇단 참여...전력 인프라 확보도 치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 경쟁이 본격화됐다고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랙록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닷컴,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기업들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에 약 3조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분석됐다.
데이터센터 전문기업 디지털 리얼티는 2024년 AI 성장 자금으로 85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3년보다 25% 늘어난 규모다. 이 회사는 최근 4개월 동안 유로화 표시 채권, 주식, 전환사채 발행으로 40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했으며, 2023년에는 상업용 모기지담보부증권을 통해 14억 달러를 조달했다.
디지털 리얼티는 2023년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7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개발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블랙스톤은 이 법인의 지분 80%를 보유하고 7억 달러를 초기 자본으로 출자했다.
디지털 리얼티의 매트 머시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거래 성사를 위해 투자자들과 수많은 밤샘 협상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공동 설립한 스타게이트는 사모펀드 블루 아울 캐피털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블루 아울은 텍사스주 애빌린 데이터센터 건설에 10억 달러를 직접 투자하고, 23억 달러의 대출을 주선했다. 오라클은 이 시설을 15년 동안 임대하며 세금, 보험, 유지관리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계열사인 코어위브는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섰다. WSJ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지난해 마그네타 캐피털, 피델리티 등으로부터 11억 달러의 사모펀드를 유치했고, 75억 달러의 사모신용대출과 6억5000만 달러의 추가 사모펀드도 발행했다.
전력 인프라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기업 실리콘랜치의 레이건 파 최고재무책임자는 WSJ에 "메타의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을 위해 16개 발전소를 운영하며 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JP모건의 기술 레버리지 금융 담당 캐서린 오도넬 이사는 "AI 기업 투자는 가동 중단 위험이 천연가스 산업보다 높아 기업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번 AI 투자 열풍이 과거 두 차례의 기술 투자 사이클과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WSJ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이어진 광케이블 붐은 연간 최대 1200억 달러의 투자를 기록했으며, 2005년부터 2014년까지의 셰일가스 혁명은 연간 300억 달러의 투자를 끌어냈다.
광케이블 산업은 파장분할다중화(DWDM)와 광증폭기 기술을 바탕으로 7년간 광대역 용량을 400배 늘렸으나, 2001년 과잉 투자로 통신주가 90% 폭락했다. 반면 수평시추와 프래킹 기술로 성장한 셰일가스 산업은 미국 가스 생산량을 3배 증가시켰지만, 2014년 원유가 50% 하락으로 조정기에 들어갔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