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전반 영향...기업들 비용 상승 우려
美, 자동차·반도체·의약품 관세 검토도 시사
美, 자동차·반도체·의약품 관세 검토도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하자 주요 교역국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로이터](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allidxmake.php?idx=5&simg=2025021207415407118fbbec65dfb1161228193.jpg)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25%로 단일화하고, 국가별 예외 및 쿼터 협정을 폐지하며, 수십만 개의 제품별 관세 면제를 폐지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다음달 12일부터 시행될 이번 조치는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등 주요 수출국의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외 없이 25%, 모든 나라에 적용된다"며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모든 국가에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이번 결정이 정당화될 수 없고 불공평하다"고 비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파리에서 열린 인공지능 정상회담에서 "관세 부과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필요하다면 단호하고 명확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부과했다가 바이든 대통령과의 합의로 유예된 관세를 재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버번, 모터사이클, 오렌지 주스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EU의 관세는 현재 3월 말까지 유예된 상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파리 AI 정상회담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미국 철강 소비량의 약 23%를 수입이 차지했으며,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가 최대 공급국이다. 캐나다는 2024년 미국 1차 알루미늄 수입량의 약 80%를 점유했다. 특히 베트남의 대미 철강 수출은 2024년 들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유럽연합 주재 미국상공회의소(AmCham EU)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대서양 양측의 일자리, 번영, 안보에 해롭다"며 "피해는 철강과 알루미늄 부문을 넘어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이러한 재료에 의존하는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금속제조업자 및 사용자 연합(CAMMU)은 "외국 고객들이 공급망을 미국 생산업체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다"며 "특히 소규모 가족 소유 기업의 경우 한 번 제거되면 잃어버린 사업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 "주요 무역 상대국의 보복 관세 위협이 미국의 수출과 제조업 일자리를 위협하고, 투자와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카콜라, 포드를 비롯한 대기업부터 소규모 알루미늄, 항공우주, 가전제품 기업들까지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자동차의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이번 조치가 "미국 사업에 많은 비용과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러시아산 금속의 미국 수입을 억제하기 위해 철강은 역내에서 '용융 및 주입', 알루미늄은 '제련 및 주조'하도록 하는 새로운 북미 표준도 도입하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에 소량의 철강을 수출하고 있지만, 전 세계 과잉 철강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다른 국가들의 수출이 증가하고, 중국산 철강이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우회 수출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