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 타운홀 미팅서 조직 비대화·업무 관행 강하게 비판
2025년 정리해고 계획 속 조직 효율성 제고 주문
머스크·솔로몬 등 美 주요 기업 CEO들도 사무실 복귀 강조
2025년 정리해고 계획 속 조직 효율성 제고 주문
머스크·솔로몬 등 美 주요 기업 CEO들도 사무실 복귀 강조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조직 내 관료주의와 비효율적 업무 관행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고 배런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배런스가 입수한 오하이오주 전체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 녹음 파일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20년간 이끌어온 회사에 의사결정 지연과 과도한 검토 절차가 만연해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부서에 업무 효율성을 10% 높이라고 지시하면서 "자산관리 부문의 한 프로젝트가 14개 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14명의 위원장을 모두 해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원 평가 제도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다이먼 CEO는 "의미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찬 평가서는 그대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며 법률·준법감시 관련 교육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택근무 정책과 관련해 다이먼 CEO는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항상 재택근무를 해왔고, 나는 재택근무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현재 모기지와 특정 콜센터 직원 등 전체 인력의 10%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주 7일 근무하고 있는데 사무실에 와보면 다들 어디 갔냐"며, "특히 금요일에는 연락할 수 있는 직원이 한 명도 없다. 금요일 재택근무가 효율적이라는 말은 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이먼 CEO는 코로나19 기간 대면 근무자들을 언급하며 "미국인의 60%가 매일 출근했다. 제조업 종사자, 식품 배달원, 경찰, 소방관, 우리 지점 직원들이 계속 일했다"고 강조했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대변인을 통해 "다이먼 CEO가 언급한 채용 동결은 인원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의미이며, 현재 1만4000개의 공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먼 CEO는 채용 동결에 대해 "이는 분노 때문이 아니고, 우리가 잘못한 것도 아니다. 사무실 복귀와 약간 관련이 있으며, 사무실 복귀가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다이먼 CEO는 최근 4~5년간 순증가한 5만 명의 직원이 모두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원들이 애초 맡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신규 채용이 이뤄진 측면이 있다"며 "100명이 일하는 부서라면 90명으로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이날 발언은 JP모건체이스가 2025년 정리해고를 시작한다고 배런스가 같은 날 보도한 가운데 나왔다. 사상 최대 이익 달성에도 직원 보상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주 5일 사무실 출근 의무화 정책을 재고해달라는 직원들의 청원도 진행 중이다. 다이먼 CEO는 이 청원에 대해 "몇 명이나 서명했는지 상관없다"며 일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다이먼 CEO는 특히 재택근무가 젊은 직원들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은 사회적으로도, 아이디어 측면에서도, 인맥 형성 측면에서도 뒤처지고 있다"며 "여러분이 사는 공동체는 이 사무실보다 훨씬 덜 다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상회의의 부작용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다이먼 CEO는 "직원들이 화상회의 중에 이메일을 보고, 서로 문자를 주고받으며, 자료도 제대로 읽지 않는다"며 "내 회의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나는 휴대전화도 가져가지 않고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관행은 효율성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의사결정을 지연시킨다"고 비판했다.
다이먼 CEO는 "우리는 서로 너무 친절하고 협력을 과하게 한다"면서 "관료주의를 없애야 한다. 이는 내 잘못이기도 하다. 우리가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해서 이를 용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이먼 외에도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잇따라 사무실 복귀를 강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미 2022년 6월 직원들에게 "최소 주 40시간 사무실 근무"를 요구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사직을 종용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재택근무를 "가짜인 척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CEO도 2021년 2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재택근무는 새로운 방식이 아니다"라며 대면 업무가 창의성과 협업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앤디 제시 아마존 CEO는 2023년 2월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주 3일 사무실 출근 정책을 발표하며 "우리의 문화를 강화하고 함께 혁신하는 데 더 나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무실 복귀에 대한 미국 직장인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갤럽이 2024년 12월 5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직장인의 약 34%가 사무실 복귀 정책에 불만을 느끼고 있으며, 이 중 11%는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 컨설팅 업계에서는 젊은 세대나 입사 초기 직원들이 대면 업무를 통한 학습과 교류 기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육아나 개인적 사정이 있는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과 비용, 유연성 감소를 이유로 반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