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성 주장에 시장 의구심 제기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주장하는 기술력과 에너지 효율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최근 닛케이아시아와 악시오스가 잇따라 보도했다.
◇ 기술력 논란
닛케이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코펜하겐경영대학원의 더글라스 풀러(Douglas Fuller) 부교수는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500만 달러로 구축됐다는 주장과 달리, 기존 V3 모델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풀러 부교수는 "R1 개발에 사용된 컴퓨팅 비용과 오픈AI 데이터 무단 추출 의혹 관련 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딥시크와 모회사 하이플라이어(High-Flyer)는 엔비디아(Nvidia)의 A100 프로세서 1만 개와 H800 프로세서 5만 개로 구성된 클러스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V3 모델 개발에 사용됐다고 주장한 2048대의 H800보다 훨씬 큰 규모다.
◇ 에너지 효율성 쟁점
미국 에너지부(DOE)는 2024년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의 미국 전력 소비 비중이 2023년 4.4%에서 2028년까지 6.7~1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악시오스는 로듐그룹(Rhodium Group)의 파트너 존 라슨(John Larsen)의 분석을 인용해 "딥시크가 고성능 모델 훈련에 필요한 전력 소비가 기존 예상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면서도 "AI 추론 사용 비용 절감으로 소비자들의 AI 사용이 늘어나 전력 수요가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 전문가 평가
딥시크의 설립자 량원펑(Liang Wenfeng)은 "미국의 수출 통제가 회사의 AI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에 인정했다. 풀러 부교수는 "중국 이외 주요 AI 기업들도 딥시크가 사용한 MoE(Mixture of Experts) 모델과 같은 효율화 기술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AI 컴퓨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의 에너지 모델링 전문가 아르빈드 라비쿠마르(Arvind Ravikumar) 교수는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Bluesky)를 통해 "30년 수명의 가스발전소를 대거 건설하기에 앞서 AI 컴퓨팅의 잠재적 효율성 향상을 검토할 적기"라고 악시오스에 평가했다.
◇ 시장 영향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들은 "딥시크 모델의 에너지·자본 효율성이 더 높아 미국의 전력 수요 예측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초당적정책센터(Bipartisan Policy Center)의 에너지 프로그램 총괄 타냐 다스(Tanya Das)는 "AI로 인한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악시오스에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규모 원자로 스타트업부터 기존 유틸리티, 가스 생산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에너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주요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AI 모델의 훈련과 운영에 필요한 전력이 탄소 배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