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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사회, 반도체 기술 초격차 재도약 위해 기술중심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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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사회, 반도체 기술 초격차 재도약 위해 기술중심 재편

사내이사, 4명으로 확대…반도체 전문가도 사외이사로 영입
사법리스크 탓 이재용 회장 책임경영 연기…자사주 매입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의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이사회에 반도체 전문가를 대폭 늘리며 기술 중심의 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이번에도 이재용 회장의 책임경영 복귀는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며 실현되지 못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다음 달 1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할 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을 확정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임기가 끝나는 사내외 이사를 새로 선임한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과 이정배 상담역(전 메모리사업부장)이다.

노 사장은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유임돼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 상담역 자리는 새 반도체 수장을 맡은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겸 메모리 사업부장이 선임됐다. 사내이사는 기존 3명이었지만 이번에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을 새로 추가해 4명으로 늘렸다.

사외이사 중에서는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은 김한조 전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이 다음달 사외이사 최대 재직 연수인 6년을 채워 임기가 끝난다. 이 자리에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김준성 싱가포르대학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와 허은녕 서울대 공대 교수, 유명희 전 통상교섭본부장은 재선임됐다.
이사 구성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반도체 등 기술 전문가가 대폭 늘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초격차'에 대한 위기론이 커지며 기술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이 회장이 이번에도 등기이사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 회장은 이달 초 항소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고 내달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검찰이 대법원 항소를 결정하며 이 회장의 경영복귀는 뒤로 미뤄졌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 AI 반도체 시장 필수품인 HBM 개발에서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중국의 범용 메모리 시장 공습으로 실적까지 악화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수십 년간 지켜온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가 위태로울 정도로 최신 기술력 확보에도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삼성전자에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의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 임원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을 조언하는 것은 삼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있는 데 이를 전해들을 창구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이라고 말했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반도체 산업에서 굉장히 중요한 대규모 투자를 할 때는 이를 책임질 수 있는 경영자가 필요하다"며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다면 의사결정 속도가 굉장히 빨라져 조직이 훨씬 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복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