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에라민·간펑,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리튬 생산 본격화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아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아르헨티나 북부의 고지대가 새로운 리튬 생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4일 아르헨티나의 살타(Salta) 지역 언론사인 '꾸아르또 살따 아 디아리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살타 지역의 리튬 프로젝트들은 상당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 내 주요 3개 기업의 연간 생산 능력을 합산하면 약 6만9000톤에 달한다.
프랑스 에라민, 한국 포스코홀딩스, 중국 간펑리튬은 이미 살타 지방에서 배터리급 리튬을 생산 중이다. 특히, 에라민은 최근 리튬 수출을 시작했으며, 지난주 배터리용 리튬 첫 선적분 40톤을 중국으로 발송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수년간 아르헨티나 내에서는 카타마르카와 후후이 지역이 리튬 산업의 중심지로 주목받았으나, 2023년부터 살타 지역에서도 여러 리튬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리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 프랑스 에라민, 아르헨티나 최초의 '직접 추출' 방식 도입
살타 지역에서 첫 번째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프랑스 기업 에라민이 2023년 7월에 발표한 것이다. 살타 주도에서 서쪽으로 300km, 해발 3800m에 위치한 센테나리오 라토네스 소금 사막에 건설된 이 공장은 아르헨티나에서 네 번째 배터리용 탄산리튬 생산 시설이지만, 살타 지역에서는 최초의 사례다.
에라민의 공장은 연간 생산 능력이 2만4000톤이며, 기존 증발 방식 대신 '직접 추출' 공정을 아르헨티나 최초로 도입했다. 에라민 사우스 아메리카의 지속가능성 책임자인 콘스탄자 친티오니는 출시 행사에서 "증발 농축 풀을 사용하면 50% 품질을 얻는 데 15일에서 한 달이 걸리지만, 직접 추출을 사용하면 24시간만에 90% 이상의 리튬 품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방식은 또한 물 사용량을 줄이는 장점이 있다. 원래 사용된 액체의 60%를 재활용하며, 총 염수에서 90%의 탄산 리튬 수율을 달성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 포스코홀딩스, 살타에 대규모 수산화리튬 생산 기지 구축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0월 27일 살타주 헤네랄 궤메스 산업단지에서 연간 생산 능력 2만5000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생산한 수산화리튬은 탄산리튬과 달리 고급 전기 자동차용 장수명 배터리 제조에 사용된다.
포스코홀딩스의 공장은 해발 4000m 고지대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에서 인산리튬을 생산한 후, 이를 저지대 공장으로 옮겨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포스코홀딩스는 2018년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광권을 취득한 후 2022년 3월에 공장 건설을 시작했으며, 총 투자비는 약 8억3000만 달러(약 1조1300억 원)에 달한다.
포스코홀딩스는 현재 약 1조 원을 추가로 투자해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2단계 공장을 건설 중이며, 2025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꾸아르또 살따 아 디아리오'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3단계 공장까지 투자를 완료하면 아르헨티나에서의 연간 리튬 생산능력을 10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 아르헨티나는 지난 10일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으나, 살타 주 정부의 중재로 극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러한 투자와 생산 확대를 통해 2030년까지 42만3000톤의 리튬을 확보하여 글로벌 '톱3' 리튬 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중국 간펑, 태양광 발전으로 친환경 리튬 생산
살타 지역의 세 번째 주요 리튬 프로젝트는 지난 2월 헤네랄 궤메스 산업단지에서 개장한 중국 간펑리튬의 공장이다. 이 시설은 연간 2만 톤의 리튬 염화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된 리튬은 전량 중국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간펑리튬은 살타 시에서 430km 떨어진 해발 3,750m의 살라르 데 유야이야코(Llullaillaco)에 위치한 마리아나 프로젝트에서 자원을 추출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공장은 현재 6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유야이야코 소금 평원에 위치한 발전소에 전력망 연결 없이 에너지를 공급하는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는 점이다.
살타 지역의 리튬 생산 확대는 세계적인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전기차 산업 성장에 맞물려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한국, 중국 기업들의 성공적인 프로젝트 운영으로 살타 지역은 글로벌 리튬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