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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전력회사 FPL, 4년간 90억 달러 규모 요금 인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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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전력회사 FPL, 4년간 90억 달러 규모 요금 인상 추진

상업 고객 최대 15% 인상...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요금 인상" 비판 제기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 요금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력 요금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가계와 기업들이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 최대 전력회사가 대규모 요금 인상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위크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최대 전력회사인 플로리다 파워 앤 라이트(Florida Power & Light, FPL)가 향후 4년간 대규모 요금 인상안을 규제 당국에 제출했다.

FPL은 지난 2월 28일 플로리다 공공서비스위원회(FPSC)에 현행 기준요율 계약이 연말에 종료됨에 따라 2026년부터 새로운 요율을 설정해 달라는 4년 기간의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요청서에 따르면, FPL은 2026년에 기본요금을 15억4500만 달러, 2027년에는 9억2700만 달러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또한, 2028년과 2029년에는 태양광 발전 및 배터리 저장 관련 비용을 회수할 수 있는 '태양열 및 배터리 기본 요금조정(SoBRA) 메커니즘'에 따른 추가 인상을 모색하고 있다.

탬파베이 타임즈(Tampa Bay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요금 인상은 "4년에 걸쳐 고객의 기본요금에 90억 달러 인상"에 해당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상업 고객들은 상당한 부담 증가에 직면할 전망이다. 50kWh 수요에 대한 상업 고객의 기본요금은 약 13% 증가한 182달러로 인상될 예정이며, 2000kWh를 사용하는 대기업의 경우 총 인상률이 더 높아 새로운 요금과 9000달러 이상의 차이로 약 15%에 달한다. FPL이 제출한 서류에는 2028년과 2029년에 대한 월별 추정치는 포함되지 않았다.

FPL은 약 1200만 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미국 최대 전기 유틸리티 기업으로, 이번 결정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FPL은 미국 전력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 세력을 키우고 있어 다른 회사들에게도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요금 인상 요청은 미국이 몇 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은 후 나온 것으로, 특히 식료품 가격이 미국인들에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기됐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전기 가격은 2021년 1월 13.6센트에서 2025년 1월 17.9센트로 상승했다.

FPL은 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대해 "전기 서비스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인프라 설치에 필요한 구성 요소 및 노동 비용이 2021년 요금 사례에서 수익 요구 사항을 예상했을 때와 2021년 요금 정산에 들어갔을 때 FPL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고 밝혔다. 기본요금은 고객 청구서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며, 새 요금은 기업 및 주거 사용자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FPL의 아르만도 피멘텔(Armando Pimentel) 사장 겸 CEO는 지난 2월 28일 보도 자료에서 "FPL은 매일 고객에게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PSC에 제출한 균형 잡힌 계획을 통해 FPL은 그리드와 차세대 자원에 대한 현명한 투자를 계속하여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빠르게 성장하는 주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다른 어떤 유틸리티도 FPL보다 신뢰성, 탄력성 및 낮은 비용의 더 나은 조합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요금 인상안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AARP 플로리다의 옹호 담당 선임 이사인 제인 스미스(Zayne Smith)는 탬파베이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FPL은 고객의 요구와 자체 운영 사이에서 공정한 균형을 찾는 대신 이윤을 우선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 결정은 이미 생활비 상승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계에 과도한 재정적 부담을 줄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어스저스티스의 선임 변호사 브래들리 마샬(Bradley Marshall)은 지난 금요일 성명에서 "이것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요금 인상이 될 것이며, 그것이 우리가 그것에 맞서 싸우는 이유"라고 밝혔다.

어스 에틱스(Earth Ethics, Inc)의 과학자이자 이사인 메리 구티에레즈(Mary Gutierrez)도 성명을 통해 "플로리다 파워 앤 라이트(FPL)가 제안한 또 다른 요금 인상은 주 전역의 소비자와 지역 사회에 추가적인 재정적 부담을 안겨줄 조치"라며 "많은 가정이 이미 생활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공과금 인상은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켜 음식, 의료 및 주거와 같은 필수 비용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플로리다 공공서비스위원회(FPSC)는 FPL의 요청서를 검토한 후 해당 안건에 대해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FPSC는 전체 요청을 승인하거나, 수정안을 승인하거나, 혹은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만약 승인된다면, 새로운 요금은 2026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