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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어게인 차이나] 시장 점령보다 테스트베드·추가수요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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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어게인 차이나] 시장 점령보다 테스트베드·추가수요 초점

기술 굴기 위한 중국 정부 지원 통해 미래기술력 확보
추가 수요 확보 통해 세계 시장 주도권 확보도
현대자동차그룹의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는 목적에 따라 소형부터 대형모델까지 활용이 가능한 유연한 플랫폼 이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의 1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는 목적에 따라 소형부터 대형모델까지 활용이 가능한 유연한 플랫폼 이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중국에 신규법인을 설치하고 투자에 나선 것은 연구개발 여건을 활용한 기술 고도화가 목적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 시장 재공략에 도전한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자국 브랜드가 선전하며 독일과 일본 브랜드가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중국 시장이다. 이에 무리한 점유율 확대보다 인지도 향상과 인프라를 활용한 기술력 확보가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상하이에 신규법인을 출범시켰고, 기아는 EV 시리즈를 활용해 중국 전기차 시장 재공략에 나섰다. 현대차도 아이오닉 시리즈로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행보에 현대차그룹이 중국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재공략을 나선다는 시선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현대차그룹은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보복으로 불매운동이 거세지며 중국에서 고전하고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선 바 있다.

한동안 실적에 큰 타격을 입고 신흥시장 공략과 선진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며 기술 고도화에 나섰다. 전기차를 비롯해 고급 차 등을 선진시장에 선보이며 탈중국에 성공했고, 신흥시장에서도 성과를 보이며 완성차 판매 글로벌 톱3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전기차 독자 기술력 확보를 계기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력을 완성했다. 이런 성과는 현대차그룹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관계 구축에 나선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그룹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들은 독일의 폭스바겐을 시작으로 일본 토요타, 미국 GM 등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성과는 중국에서 고배를 마신 뒤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현대차그룹의 결실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기술력은 전기차 플랫폼 E-GMP에 집중돼 있다. E-GMP는 소프트웨어기반자동차(SDV)부터 통합배터리관리시스템(BMS),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등 다양한 기술이 집약된 현대차그룹 독자 플랫폼이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시장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구현하지 못한 현대차그룹의 독자적인 기술인 만큼 변수 확보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이런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기 위해서도 현대차그룹이 다양한 환경에 제품을 노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차원에서 중국 시장은 데이터 확보에 좋은 여건이다. 선진국과 국내 환경처럼 규제에 가로막혀 기술개발에 난항을 겪는 일도 적고, 미래 기술력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있어 기술 고도화에 좋다.

이런 환경요인을 살려 현대차그룹도 자율주행과 SDV 등을 연구하기 위해 중국에 신규법인을 설립하고 재도전에 나서고 있다. 넓은 영토에서 다양한 환경 구현이 가능한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도 규제를 풀어 기술 고도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면 현대차그룹도 미래 차 기술력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어 중국 재도전은 필요한 선택으로 보인다. 나아가 선진 전기차 기술력을 중국 시장에 어필할 수 있다면 추가로 수요를 확보할 수도 있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중국 의존도를 낮춰놓고 세계 시장에서 3위 자리에 오른 만큼 새로운 수요가 확보되면 2위와의 격차를 줄이거나 넘어서는 결과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차그룹은 중국 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