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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심리 '2022년 가을 이후 최저'…경제전망 비관론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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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심리 '2022년 가을 이후 최저'…경제전망 비관론 확산

신뢰도 3개월 연속 하락, 장기 인플레 기대치 30년래 최대폭 상승
민주당원 경제 기대치 24% 하락, 공화당원 10% 감소 '동반 불신'
2022년 12월 21일 미국 뉴욕시에서 연말연시 동안 한 여성이 쇼핑백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12월 21일 미국 뉴욕시에서 연말연시 동안 한 여성이 쇼핑백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 비관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악시오스(Axios)의 지난 14(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3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2년 가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학의 3월 소비자 심리 설문조사 예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약 11% 하락한 57.9를 기록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던 2022년 가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앤 쉬(Joanne Hsu) 미시간대 설문조사 책임자는 발표에서 "낮은 정서는 연령, 교육, 소득,, , 정치적 성향 및 지리적 지역별로 모든 그룹에 걸쳐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적 성향에 따른 변화가 두드러졌다. 민주당원들의 경제 기대치는 24% 급락했고,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심리가 10% 하락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228일부터 313일까지 약 42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최종 수치는 328일 발표될 예정이다.
설문 결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크게 증가했다. 응답자들은 향후 1년간 인플레이션이 2월 예상치 4.3%에서 크게 상승한 4.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23.5%에서 33.9%로 급등했는데, 이는 1993년 이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한 달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시간대의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에게 특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급등이다.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경제에 고착화될 경우 경기 약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쉬 책임자는 "현재의 경제 상황은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개인 재정, 노동 시장, 인플레이션, 비즈니스 상황, 주식 시장 등 경제의 여러 측면에서 미래에 대한 기대치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많은 소비자들은 정책 및 기타 경제적 요인에 대한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언급했다""경제 정책의 잦은 선회는 소비자가 정책 선호도에 관계없이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소비자 심리 악화는 새로운 관세, 연방정부의 금리 정책 변화, 정책적 불확실성, 주식 시장 폭락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악시오스는 "미국인들의 낙관론 위축이 소비자들이 새로 발견한 걱정감에 따라 행동할 경우 자기충족적 경제 약세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미시간대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20214월부터 2023년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보여왔다. 2021년 초 약 90에 육박하던 지수는 팬데믹 영향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60대 초반까지 급락했다가, 2024년 초 80대까지 회복세를 보였으나 최근 다시 57.9로 급락했다. 이는 악시오스가 인용한 미시간대학 자료를 통해 확인됐다.

설문조사 책임자인 쉬는 "많은 소비자들이 정책 및 기타 경제적 요인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을 언급했다""경제 정책의 잦은 선회는 소비자들이 정책 선호도에 관계없이 미래를 계획하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자 심리 하락이 실제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질 경우 경기 둔화 또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기업 투자와 고용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심리지수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와 전망을 측정하는 지표로, 향후 경제 활동과 소비 패턴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약 420가구의 표본을 기반으로 한 예비 수치이며, 800명의 응답자를 기반으로 한 3월 최종 수치는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자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소비자 심리 악화는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