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현금흐름 우려 vs 지나친 매도세 속 기회" 진단 병존

구겐하임(Guggenheim)은 지난 12일 테슬라에 대한 목표가를 175달러에서 170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230.58달러였다. 구겐하임은 "테슬라에 대한 헤드라인은 상황이 나아지기 전에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1분기 인도량 감소, 1분기 총이익률 하락, 신제품 출시 효과 저조, 그리고 6월 로보택시 출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 등이 그 이유로 꼽혔다.
특히 구겐하임은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은 이해하지만, 주가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이제는 실적이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재 모델 기준으로 자유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기 전까지 가격을 낮출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자유현금흐름(FCF)이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공장, 설비 등 자본적 지출(Capital Expenditures)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말한다. 쉽게 말해 기업이 실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을 의미하며, 이는 부채 상환, 주주 배당, 신규 투자 등에 활용된다. 이 지표가 마이너스로 전환된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현금 부족, 수익성 저하, 재무 안정성 약화를 시사한다. 다만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일 경우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반면, 시킹 알파(Seeking Alpha)의 투자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주가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38% 이상 하락했으나, 지난주에만 최소 6명의 애널리스트가 테슬라 주식을 상향 조정한 반면 하향 조정은 2명에 그쳤다.
시킹 알파의 인베스팅 그룹 리더인 선가든 인베스트먼트 퍼블리싱(Sungarden Investment Publishing)은 테슬라(NASDAQ:TSLA)를 매도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며 "테슬라의 최근 주가 50% 하락은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하락 폭을 최소화하고 잠재적인 상승 여력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킹 알파의 애널리스트 올리버 로지안코(Oliver Rodzianko)는 테슬라를 매수에서 강력 매수(Strong Buy)로 상향 조정하며 "테슬라 주식은 지금 당장 놀라운 기회이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기술 회사 중 하나이며, 우리 생애에서 기술 및 경제의 가장 큰 변곡점에서 물리적 AI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킹 알파의 또 다른 인베스팅 그룹 리더 빅터 데르구노프(Victor Dergunov)는 테슬라 주가가 최근 고점 대비 57% 하락한 것에 대해 "1분기 인도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단기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심리가 곧 바뀌어 테슬라 주가가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시킹 알파의 제임스 포드(James Foord)는 "펀더멘털 악화, 매출 감소, 일론 머스크의 양극화 행동"을 근거로 테슬라 등급을 매수에서 강력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펀더멘털이란 기업의 기본적인 재무상태와 성장성, 경쟁력 등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기초 요소들을 말한다. 포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투자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것이 테슬라의 운명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주장하며 앞으로 주가가 50%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테슬라 주가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은 자유현금흐름과 같은 재무 지표의 변화와 함께 1분기 인도량, 로보택시 출시 효과 등 향후 발표될 실적과 신제품 소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