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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30일간 공격 중단 합의... 전면 휴전까지 '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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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푸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30일간 공격 중단 합의... 전면 휴전까지 '간극'

백악관 "완전 평화 협상 즉시 시작" vs 크렘린 "제한적 휴전만 동의"...양측 해석 차이 뚜렷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9년 6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시간 전화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나, 동일한 회담 내용에 대한 양국의 해석과 발표가 크게 달라 실질적 평화 진전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뉴스위크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은 이번 통화를 '전쟁 종식을 위한 실질적 조치'로 포장한 반면, 러시아는 '30일 한정 공격 중단'이라는 제한적 합의만 인정했다. 두 강대국 정상의 대화가 미-러 관계 개선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휴전 범위와 향후 협상 조건에 관한 주요 세부사항에서 양측의 '판독'이 크게 엇갈리면서 완전한 평화 합의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보여줬다.

◇ 백악관 "전쟁 종식 조치" vs 크렘린 "30일 한정 공격 중단"


백악관은 이번 통화를 "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조치"로 규정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와 푸틴이 이 갈등은 결코 시작되어서는 안 됐고, 진지하고 선의의 평화 노력으로 오래 전에 끝났어야 했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성명은 두 정상이 "에너지 및 인프라 휴전"과 "흑해에서의 해양 휴전, 완전한 휴전, 항구적 평화를 위한 기술 협상"을 포함한 일련의 조치에 전념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협상이 "중동에서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크렘린궁의 발표는 훨씬 제한적이었다. 모스크바는 푸틴이 "30일 동안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만 합의했다고 밝혔으며, 광범위한 휴전 조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푸틴이 트럼프의 "적대 행위와 인명 손실을 종식시키는 숭고한 목표에 기여하려는 열망"에 감사를 표했다고 전하면서도, "위기의 근본 원인"과 "러시아의 합법적인 안보 이익"을 해결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크라이나에서의 강제 동원령 중단과 우크라이나 군대의 재무장 필요성"을 포함한 러시아 측 우려사항을 언급하며, "합의를 반복적으로 방해하고 위반한 키예프 정권과 협상할 수 없는 것과 관련된 심각한 위험"을 지적했다.

◇ 핵 비확산과 우크라이나 참여 여부 해석 차이


백악관 성명은 전쟁 그 자체를 넘어 "전략무기 확산 중단"의 필요성과 "이란은 결코 이스라엘을 파괴할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두 정상의 공통 인식을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미국과 러시아의 양자 관계가 개선되는 미래는 평화가 달성되었을 때 엄청난 경제적 거래와 지정학적 안정을 포함한 엄청난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양측의 해석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과정 참여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백악관은 평화 과정에 우크라이나가 명시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크렘린궁은 키예프의 참여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크렘린궁은 백악관 발표문에 없는 내용도 추가했다. "3월 19일 175명당 175명으로 포로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며 러시아에서 치료받고 있는 "중상을 입은 우크라이나 군인 23명"을 인도하는 선의의 제스처를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크렘린궁은 NHL과 KHL의 러시아와 미국 선수들 간의 하키 경기를 양국에서 개최하자는 푸틴의 제안에 트럼프가 지지를 표명했다고 언급했으나, 백악관은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 사전 외교 접촉과 향후 전망


이번 통화는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특사가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푸틴을 만나 키예프가 합의한 휴전 제안에 대해 논의한 후 이루어졌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논의에서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을 설득해 휴전 협정을 받아들이도록 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미국의 제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재무장을 위한 적대 행위 일시 중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오늘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나눈 전화 통화는 매우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였다"며 "우리는 완전한 휴전을 위해 신속하게 노력할 것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모든 에너지와 인프라에 대한 즉각적인 휴전에 동의했으며, 궁극적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이 끔찍한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신속하게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러시아 국영 통신사 타스를 통해 "지도자들은 위에서 언급한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고려하는 것을 포함하여 우크라이나에서 양자간 해결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과 모스크바가 이미 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특정 자산을 분할하는 것"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의 직접 회담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 공식 날짜나 장소는 확정되지 않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