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일렉트로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 전문인력 부족으로 해외 고위 경영진 영입 활발

인도 현지 경제전문지 이코노믹타임스(The Economic Times)가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 반도체 기업들은 자국 내 팹(fab·반도체 제조공장)이나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가 부재한 상황에서 고위 경영진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서 전문가들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 기업들이 고위직 채용에 국외 거주자 영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타타일렉트로닉스(Tata Electronics)는 인텔(Intel)의 파운드리 서비스 사장이었던 란디르 타쿠르(Randhir Thakur)를 최고경영자(CEO) 겸 전무(MD)로 영입했으며, 무루가파 그룹(Murugappa Group)의 자회사인 CG 세미(CG Semi)는 필리핀 반도체 업계 베테랑인 제리 아루칸 아그네스(Jerry Arucan Agnes)를 CEO로 임명했다. 베단타(Vedanta)도 2023년 반도체 사업부 CEO로 데이비드 리드(David Reed)를, 디스플레이 사업부 CEO로 YJ 첸(YJ Chen)을 고용한 바 있다고 이코노믹타임스는 전했다.
현지 반도체 제조업체의 한 임원은 "인도에서 반도체 제조 산업은 매우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기업이 다른 곳에서 인재를 고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빠른 속도로 확장하고자 하는 인도 기업들은 현재 인도에서 이를 위한 기술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운영을 시작할 수 있는 고도로 숙련된 경영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연봉 50만~100만 달러 지급... 정부, 인센티브로 기업 유치 지원
타타일렉트로닉스는 현재 전문 네트워킹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에 41개의 공석을 게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아삼(Assam)에 건설 예정인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외주 반도체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구자라트(Gujarat)에 건설 예정인 반도체 팹 공장의 CFO 직책도 포함되어 있다. 이 회사는 또한 반도체 팹 운영을 위한 선임 이사도 물색하고 있다.
한편 인도 정부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하려 하고 있다. 타타일렉트로닉스, CG 세미, 케인즈 세미콘(Kaynes SemiCon)은 인도 반도체 임무(ISM, India Semiconductor Mission) 프로그램에 따라 표준운영절차(SOP) 지원을 받는 회사들이다. 이 중 타타일렉트로닉스는 인도 최초의 팹과 OSAT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업들은 OSAT 공장에 집중하고 있다. 4개 시설 중 3개는 구자라트에 건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업들은 운영 규모와 임원 역할에 따라 이러한 임원들에게 연간 50만 달러(약 7억3000만 원)에서 100만 달러(약 14억6000만 원) 사이의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낮은 범위는 OSAT 시설 관련 직책에, 높은 범위는 팹 관련 역할에 해당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표현하며, 여러 기업이 특히 고위직에 대해 국외 거주자 고용에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원 서치 회사인 콘 페리(Korn Ferry)의 인도 지역 회장 겸 전무인 나브닛 싱(Navnit Singh)은 "인도의 모든 반도체 기업들은 인도에서의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에서 최고의 인재를 고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그러한 리더의 급여는 역할과 후보자의 연공서열에 따라 때로는 100만 달러를 초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싱 회장은 이러한 숙련된 인재들의 주요 영입 지역으로 동남아시아 국가, 특히 한국을 꼽았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미국에서도 고위직 인사를 영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이코노믹타임스는 타타일렉트로닉스가 인텔의 글로벌 건설 부사장이었던 레다 마사르와(Reda Masarwa)를 건설 및 시설 담당 수석 부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2023년 4월 란디르 타쿠르를 고용한 이후, 타타일렉트로닉스는 노련한 인텔 전문가인 바브나 마드왈(Bhavna Madhwal)과 스콧 홀든(Scott Holden)을 포함한 여러 주요 인사를 영입했으며, 이들은 고위 임원 채용 계획을 담당하고 있다고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반도체 회사들은 글로벌 반도체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자국 내 인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싱 회장은 "대만의 한 대형 호텔에는 장기적 필요에 대비해 3-6개월 동안 교육을 받는 인도인들로 가득 차 있다"면서도 "그 사이에 회사들은 인재를 계속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는 궁극적으로 고위 리더십 직책을 맡을 수 있는 충분한 현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