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들 달러 의존도 감소 신호... 金 매입으로 안전자산 대체 추세

지난 21일(현지시각)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월 만기 1년 이상의 미국 국채를 순 133억 달러(약 19조 원) 매도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496억 9000만 달러, 미국 대선이 있었던 지난해 11월 344억 1000만 달러 매도에 이은 3개월 연속 순매도다. 이번 연속 매도 이전에는 15개월 연속으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부채로 꼽히는 미국 국채 순매수가 이어졌다.
골드만삭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외국인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1월 기준 최대 순매도국은 캐나다였다. 반면 영국은 12월 최대 순매도국에서 1월에는 최대 순매수국으로 전환했다. 노르웨이와 일본이 각각 2위와 3위 순매수국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채 매도 배경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제재 위협과 외국 자산 동결, 관세 등 미국의 금융 제재 가능성에 대비한 움직임이다. 중앙은행들은 잠재적인 미국의 제재 조치로부터 자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달러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채를 구매할 때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를 달러로 교환하고, 매도할 때는 그 반대 과정을 거친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필립 울 최고연구책임자는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으로의 전환이 최근 몇 달간 더 자주 논의되는 잠재적 우려사항"이라며 "러시아 자산 동결 이후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지정학적 도구로 활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장기적 추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통상적인 부채 재조정 차원의 움직임일 수 있다. 2025년 들어 달러 가치가 하락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달러 가치가 4.2% 상승했다. 금리가 높고 달러가 강세일 때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제한하고, 투자자가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환헤지 전략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환헤징 비용 상승을 피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현상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증가다. 이른바 '탈달러화' 현상은 미국의 러시아 자산 동결 이후 가속화됐다. 지난해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금 보유량을 1,045톤 늘려 3년 연속 1,000톤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 달러의 영향력은 여전히 강력하다. 외환 거래의 88%가 달러로 이루어지고 있어, 미국 국채 매도만으로는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큰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단기와 장기를 포함한 모든 미국 증권에 대한 외국인 보유량은 1월과 12월에 8조 5300억 달러로 동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의 8조 6300억 달러에서 약간 감소한 수준이다. 순매도가 액면가가 아닌 시장가치로 보고되고, 시장가치 변동이 월간 매도를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금리 연구 책임자인 매튜 래스킨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를 자산을 매도하거나 추가로 매수하지 않더라도, 기존 보유 자산의 평가액(시장 가치)이 변동하여 발생하는 '평가 효과'라고 부른다"며 "기존 국채 보유량은 순매수나 매도뿐만 아니라 금리 상승과 하락에 따라서도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요소들이 충격을 어느 정도 완화하고 있지만,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외국 중앙은행들의 미국 국채 이탈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더 장기적인 순매도가 지속될 경우 미국에 대한 지원선이 약화될 수 있고, 탈달러화 노력이 더 강력해졌음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