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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 달러 투자에도 '에너지 전환' 실패... 화석연료 여전히 8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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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 달러 투자에도 '에너지 전환' 실패... 화석연료 여전히 80% 차지

JP모건 "재생에너지 연간 성장률 0.6% 불과
역사적으로 새 에너지원은 기존 에너지를 대체하지 않고 함께 증가
풍력 터빈이 2024년 3월 20일 스페인 빌랄바 근처 갈리시아 지역의 산에 있는 풍력 발전 단지에서 안개로 둘러싸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풍력 터빈이 2024년 3월 20일 스페인 빌랄바 근처 갈리시아 지역의 산에 있는 풍력 발전 단지에서 안개로 둘러싸여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 뉴 사기(Green New Scam)"라고 맹비난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실제로는 통계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개념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19일(현지 시각) 시티 저널에 게재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성장률이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의 마이클 쳄발레스트 시장 및 투자 전략 회장이 발표한 '15차 연례 에너지 보고서'"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으로 풍력, 태양열, 전기자동차, 에너지 저장, 전기 열 및 전력망에 9조 달러(13211조원)가 투입됐음에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여전히 선형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 가능 에너지 비율은 연간 0.3~0.6%의 느린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빈혈적 성장 속도는 '멈출 수 없는' 에너지 혁명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쳄발레스트 회장은 "화석연료 소비의 증가는 둔화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정점에 도달했다는 명확한 징후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4일 의회 연설에서 "말도 안 되는 그린 뉴 사기를 종식시켰다"고 선언하며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을 비판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옥스퍼드대 교수들의 "청정에너지 혁명은 중단시키기에는 너무 강력한 기술적·경제적 힘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주장과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에너지 전환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잇달아 게재했다.

역사적으로 에너지원은 대체 아닌 추가 방식으로 확장


시티 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인류는 수천 년 동안 곡물, 동물성 지방, 나무, 물, 바람, 화석연료 등 6가지 주요 에너지원을 지속적으로 사용해 왔으며, 역사적으로 이들 에너지원이 사라지기보다는 모두 함께 증가하는 패턴을 보여왔다.

나무의 경우, 현재 에너지용으로 태우는 양은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전 세계 모든 태양열 및 풍력 발전의 합계보다 두 배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목재 연료 사용량은 100년 전보다 증가했다.

수력 발전의 경우, 중세 시대 유럽에서 약 50만 개의 물레방아가 운영됐으나 현대의 수력 발전 댐은 이보다 약 500배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풍력 역시 현대의 풍력 터빈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최소 50배 많은 풍력 에너지를 수확하고 있다.

곡물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미국에서는 운송 연료에 사용되는 곡물의 양이 역사적 전성기보다 300% 증가했는데, 이는 휘발유에 10% 에탄올 혼합 의무화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성 지방 연료도 고래 기름 수확이 절정이었던 시기보다 약 100배 증가했다.

유일한 예외, 고래 기름에서 석탄-등유로의 전환

시티 저널은 역사적으로 확인된 유일한 에너지 전환 사례로 고래기름의 감소를 꼽았다. "1840년께 석탄-등유 합성 기술이 발명되면서 석탄 1톤으로 고래 3톤 수확량과 동등한 기름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이러한 비용 효율적 공정이 고래 포획의 경제적 가치를 무너뜨렸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화석연료는 현재 전 세계 에너지 수요의 8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며 "고대부터 사용된 화석연료는 오늘날 역사상 가장 많은 양이 소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석탄 사용은 구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고대인들은 열과 조명 및 전투를 위해 탄화수소 타르와 피치를 사용했다"는 역사적 사실도 포함됐다.

최근 개발된 원자력(1939년 첫 시연)과 태양광(1954년 첫 시연) 에너지원도 기존 에너지원을 없애는 대신 새로운 선택지로 추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티 저널은 "트럼프 행정부는 달성 불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역사는 이를 일종의 정책 전환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