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부터 미국 비생산 차량 대상 수입 제한 조치...국내 자동차 업계 영향 불가피

지난 27일(현지시각) 뉴스위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이 관세가 미국에서 조립되더라도 해외 부품을 사용한 차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조립되는 114개 자동차 모델이 한국(K), 일본(J), 독일(G), 멕시코(M), 중국(CH), 캐나다(C), 스웨덴(SW) 및 핀란드(FN)에서 생산된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 현대차·기아 모델별 한국산 부품 비중 높아 관세 영향 예상
한국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미국 내 생산 모델들도 상당 부분 한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싼타페 HEV는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이 39%이지만, 한국산(K) 부품 비율은 46%에 달한다. 싼타페는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 47%, 한국산 36%, 투손은 미국/캐나다 55%, 한국산 30%의 비율이다. 아이오닉 5는 모델에 따라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이 63%와 29%로 차이가 있으며, 한국산 부품 비율은 각각 29%다. 산타 크루즈는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 60%, 한국산 27%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쏘렌토는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 55%, 한국산 35%다. EV9 일렉트릭은 데이터에 따라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이 30%와 60%로 차이가 있으며, 한 자료에서는 한국산(K) 부품 비율이 20%, 다른 자료에서는 중국산(CH) 비율이 35%로 나타났다.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는 각각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 60%, 한국산 30%의 비율이다. EV6는 미국/캐나다 생산 비율이 80%로 높은 편이며, 한국산 부품 비율은 15%로 상대적으로 낮다.
모닝스타의 주식 애널리스트인 렐라 서스킨(Rella Suskin)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부과 이후 미국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에 기반을 둔 제조업체에서조차 100% 미국산 차량으로 생산되는 차량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서스킨 애널리스트는 또한 "단기적인 공급망 문제도 예상되며,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자본 지출 증가 발표가 예상된다"며 "이는 잉여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수익성을 잠식할 수 있는 구조 조정 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소규모 자동차 제조업체의 경우 특정 생산 측면을 미국으로 이전하는 것이 실현 가능하거나 경제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미국은 승용차 2200억 달러(약 322조5000억 원)를 포함해 총 4740억 달러(약 694조8000억 원) 규모의 자동차 제품을 수입했다. 미국의 주요 수출국인 캐나다, 멕시코, 일본, 한국, 독일 등은 이번 관세 조치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 소셜을 통해 "유럽연합이 미국에 경제적 해를 끼치기 위해 캐나다와 협력한다면, 현재 계획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관세가 두 나라 모두에게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과 한국 등 주요 수출국들은 이에 대응해 비상 계획을 발표한 상태라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