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교도소 송환 및 친팔레스타인 학생 비자 취소 조치에 헌법 논란 고조

지난 29일(현지시각) 악시오스(Axios)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과 시민단체의 반발 속에서도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와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추방 조치를 강행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1798년 제정된 외국인의 적법(Alien Enemies Act)을 발동해 갱단 연루 혐의가 있는 베네수엘라인들을 엘살바도르의 테러리스트 감금 센터로 이송했다. 국토안보부는 이들이 '트렌 데 아라구아(Tren de Aragua)' 갱단과 연루됐다는 증거로 문신과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금된 남성들의 가족과 변호사들은 이러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갱단과 무관한 문신 때문에 표적이 됐다고 주장하며, 한 사례에서는 문신도 없는 베네수엘라 남성이 서류상 오류로 추방됐다는 주장이 이민 청문회에서 제기됐다.
트리샤 맥러플린(Tricia McLaughlin)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국토안보부의 정보 평가는 단일 문신을 넘어서며 우리의 발견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톰 호먼(Tom Homan) 국경 차르는 ABC 방송 '디스 위크(This Week)'에 출연해 "레이크 라일리의 적법한 절차는 어디에 있었는가? TdA 회원들에게 살해당하고 강간당한 이 모든 젊은 여성들, 그들의 정당한 절차는 어디에 있었는가?" 라고 반문했다.
◇ 대학 캠퍼스 시위 참가 외국인 학생들도 표적
한편, 대학 캠퍼스에서의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한 외국인 학생들에 대한 비자 취소 및 추방 조치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국적의 터프츠 대학교 대학원생 루메이사 오즈투르크(Rumeysa Ozturk)는 복면을 쓴 요원 6명에게 체포되어 루이지애나의 한 시설로 이송됐다. 오즈투르크는 터프츠 대학이 "팔레스타인 대량학살"을 인정하고 이스라엘로부터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논평을 공동 저술했으나, 국토안보부는 그녀가 "하마스를 지지하는 활동에 관여했다"는 주장에 대한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마르코 루비오(Marco Rubio)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미치광이 중 한 명을 찾을 때마다 그들의 비자를 빼앗는다"며 "이 시점에서 취소 건수가 300건 이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친 하마스" 학생이 많다고 판단될 경우 대학에 외국인 학생을 허용하지 않는 계획도 논의 중이다.
◇ 보수층 내부에서도 우려 제기
최근 여론조사는 트럼프가 이민 문제 대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나, 일부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는 적법한 절차의 부재와 행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크리스티 노엠(Kristi Noem) 국토안보부 장관은 엘살바도르 대형 교도소에서 셔츠를 입지 않은 수감자들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며 "이것은 당신이 직면할 수 있는 결과 중 하나"라고 경고했다.
이런 추방 정책에 대해 백악관은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서류미비 이민자를 조롱하는 밈을 공유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리즌(Reason) 기자 빌리 비니언(Billy Binion)은 소셜 미디어 X에서 '적법 절차를 옹호하는 것이 범죄자들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정부의 오류 가능성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헌법이 인기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