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재계 총수 비상 또 비상] 미래 경쟁력 확보 앞서 경영권 방어 총력전

글로벌이코노믹

[재계 총수 비상 또 비상] 미래 경쟁력 확보 앞서 경영권 방어 총력전

주총서 고려아연 측 핵심 안건 모두 가결…경영권 방어
오너 일가 책임경영 강화 노력…사내이사 전문가 확보 통해 경쟁력 강화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8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송호성 기아 사장이 지난달 1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8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개회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아
올해 주주총회에서는 경영권 방어와 강화가 화두였다. 외부 세력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움직임부터 사내이사 선임안 가결을 위해 주주 설득에 나서는 등 책임경영을 다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가장 큰 화두는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었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3월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수를 최대 19명으로 제한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최 회장 측이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를 통한 상호주 형성으로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 25.42%를 제한하며 핵심 안건을 대부분 가결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주총에서 최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이란 진단이다.

영풍은 3월 27일 정기 주총에서 1주당 0.04주의 주식 배당 결의를 통한 상호주 관계 해소로 반격에 나섰다. 주식 배당으로 영풍 주식 수가 더 늘면서 SMH의 영풍 지분율이 10% 미만으로 감소했고, 이에 따라 영풍이 상호주 관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결국 상법상 상호주 관계가 아닌 영풍은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상법의 상호주 규제는 발행 주식 총수의 10%를 초과하는 주식을 보유한 상호주 관계 회사들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

하지만 고려아연 측 SMH는 영풍 지분을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10.03%로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다시 한번 '고려아연→SMH→영풍'으로 이어지는 상호주를 만들어 영풍 의결권 행사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도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위해 주주를 설득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올해 SK대표에 재선임된 최태원 회장은 큰 무리 없이 책임경영을 다할 수 있게 됐다. 기아에서 보수를 받기 시작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보다 강력한 책임경영도 예상된다.

최 회장은 지난 9년간 SK㈜ 사내이사를 역임하며 책임경영을 이어왔고 앞으로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며 올해도 그룹의 적극적 리밸런싱으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정 회장은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기임원을 맡았지만, 기아에서는 보수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이사 보수 최고한도액을 올리고, 보수를 수령하며 보다 강력한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쳤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회사 안건에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다만 주총 현장에서 특별한 잡음 없이 전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합류하며 본격적인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나설 전망이다.

위기 상황에서 오너가 전면에 나서는 행보는 경영 안정성과 실행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미등기 임원 체제가 이어질 경우 비판 여론은 계속될 수 있다. 결국 책임경영의 성패는 오너의 실질적인 역할과 성과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의 책임경영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성과는 물론, 투명한 경영구조와 합리적인 보상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