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은 끝났다” 트럼프 본거지까지 반대 움직임 확산
은퇴자 커뮤니티 '더 빌리지'에서도 2,000명 집결…최근 관세 발표 여파로 시장 불안 중 확산
은퇴자 커뮤니티 '더 빌리지'에서도 2,000명 집결…최근 관세 발표 여파로 시장 불안 중 확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본거지인 플로리다 중부의 은퇴자 커뮤니티 '더 빌리지'에서도 약 2,000명의 주민들이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시위 동원 연합의 대변인은 뉴스위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제11선거구 민주당 하원의원 후보 바비 하든 홀은 소셜미디어에 더 빌리지 시위 영상을 올리며 "오늘 1,500명 이상이 나왔다"고 기록했다. 영상에는 골프 카트를 탄 수십 명의 주민들이 대통령과 머스크에 항의하는 팻말을 들고 줄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최 측은 이번 동원을 "현대 역사상 가장 뻔뻔한 권력 장악을 막기 위한 전국적인 동원"이라고 설명했다. 시위대는 사회보장 사무소 폐쇄,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에 의한 연방 근로자 해고, 투표권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안 등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대대적인 관세 부과로 글로벌 및 국내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은 직후 발생했다. 지난 며칠 동안 월스트리트는 2020년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시위 확산, 유럽으로도 번져
더 빌리지는 55세 이상 은퇴자를 위한 주로 백인 커뮤니티로, 플로리다 중부의 레이크, 섬터, 매리언 3개 카운티에 걸쳐 있다. 2024년 대선에서 이 지역은 트럼프를 강하게 지지했다. 매리언은 65%, 레이크는 62%, 섬터는 68%의 지지율을 보였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다른 지역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카운티 유권자의 70%가 트럼프를 지지한 조지아주 로마, 지난해 11월 여론조사에서 56%가 트럼프를 지지한 미시간주 미들랜드, 70%가 트럼프에게 투표한 카운티에 위치한 아칸소주 리틀록에서도 시위가 진행됐다.
보스턴, 뉴욕, 시카고, 워싱턴 D.C.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비가 내리는 가운데에도 거리를 가득 메웠다. 이 운동은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비엔나, 브뤼셀, 런던, 파리, 암스테르담, 리옹, 니스, 리스본, 과달라하라 등으로 국제적으로도 확장됐다.
"손을 떼라!" 대변인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목표는 손을 떼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 좌절하거나 화가 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서 이런 종류의 대규모 참여를 볼 수 없다. 정부가 억만장자들에게 세금 감면을 주기 위해 일반 시민들로부터 빼앗으려는 모든 혜택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1199SEIU 플로리다 부사장 록시 넬슨은 뉴스위크에 보낸 이메일에서 "전국의 공화당 본거지에서 수십만 명이 투표에 참여한다는 것은 단순한 집회가 아니라 심판이다. 기반이 바뀌고 있고, 행정부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보장제도 보호 요구와 비폭력 원칙 강조
"손을 떼라!" 운동의 사명 선언문은 구체적인 불만 사항을 명시하고 있다. "그들은 사회보장제도와 메디케어를 해체하고 있으며, 노인과 장애인 미국인들이 이미 지불한 혜택을 받기 위해 고비를 넘도록 강요하고 있다. 그들은 억만장자들에게 수조 달러를 나눠주고 있으며, 나머지 우리들은 음식, 임대료, 의료보험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회 보장은 사기나 뭔가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 강화될 것이다.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그 어떤 것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단체는 지역 옹호 단체와 조직가들에게 행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사람들을 동원할 것을 촉구하며 "도널드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는 이 나라가 그들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취하고 있으며 세상이 그들을 막기 위해 대담하게 노력하고 있다. 4월 5일 토요일, 우리는 전국의 거리로 나와 '손을 떼라!'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외치며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 웹사이트는 "핵심 원칙"이 "비폭력 행동"이라고 강조하며, 시위대에게 행사에서 "합법적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손을 떼라!" 대변인은 뉴스위크에 이 연합은 전 세계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약 3개월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된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기록되고 있다. 미국 내 주요 도시뿐 아니라 유럽 각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은 트럼프 행정부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인 저항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이었던 지역에서도 시위가 발생한 점은 최근 관세 정책과 사회보장 프로그램 변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뉴스위크는 향후 이 시위가 의회의 입법 과정과 행정부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