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와 GM 수익에 직격탄, 업계 전반 고용 감축 불가피
글로벌 공급망 붕괴 위기…부품 수입 차질, 생산 라인 셧다운 현실화
글로벌 공급망 붕괴 위기…부품 수입 차질, 생산 라인 셧다운 현실화

미국 산업의 상징과 같은 포드 자동차. 1914년 창립자 헨리 포드가 도입한 하루 5달러 임금으로 미국 중산층 형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설적인 조립 라인은 미국의 운송 시스템을 발전시키고 사회 구조를 바꾼 자동차를 대량 생산했다.
포드는 건설 노동자들이 F-150 픽업트럭에 연장을 싣는 모습을 담은 TV 광고를 통해 '미국의 건설자' 이미지를 강조해 왔다. 포드 공장 노동자들 역시 광고에 자주 등장했다.
지난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장벽 앞에서 포드만큼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동차 회사는 없어 보인다. 포드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픽업트럭, SUV의 80%가 미국 내에서 생산된다. 이는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 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미국 내 판매 1위이자 포드의 수익 엔진인 F-150 픽업트럭은 미국에서 제작된다. 켄터키주의 프레임, 미시간주의 배기 매니폴드, 오하이오주의 엔진 등 상당수 부품 역시 미국산이다.
하지만 F-150의 보닛 아래를 들여다보면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관세 정책 하에서 포드의 핵심적인 취약점이 드러난다. 멕시코 등지에서 수입되는 부품이 수천 가지에 달한다. 트럭 부품 가치의 절반 이상이 멕시코산 교류 발전기와 휠, 한국산 타이어 등 최소 24개국에서 수입된다.
다음 달부터 이들 부품 각각에 25%의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미국 심장부에서 트럭이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수입 관세로 인해 평균 가격이 수천 달러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 회사 번스타인 분석에 따르면 부품 관세로 인해 포드는 수익의 6%를 잃을 수 있다.
◇ 관세 폭탄 맞은 미국 자동차 빅2
최대 경쟁사인 제너럴 모터스(GM) 경영진은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1990년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 이후 GM은 상당량의 공장 작업을 국경 너머, 특히 멕시코로 이전했다.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 덕분에 GM은 소형 저가 차량뿐만 아니라 크고 비싼 픽업트럭도 생산할 수 있었다.
오늘날 GM은 포드보다 약 3배 많은 자동차를 수입하며, 미국 판매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 픽업트럭을 포함한다. 한국에서 소형 스포츠 SUV도 수입한다. 부품 관세는 GM의 비용 상승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완성차에 대한 관세 역시 회사에 큰 타격을 주어 상당한 이익 압박에 노출시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에는 "절대적으로 관세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현실은 복잡하다. 미국산 픽업트럭조차 100% 미국산 부품으로 만들어진 차량은 없다. WSJ는 포드 F-150 내부를 분석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전망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디트로이트의 전성기 동안 GM과 포드는 미국에서 85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했다. 현재 두 회사의 미국 내 직원 수는 약 18만 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로 떠난 공장과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아 미국 산업의 잃어버린 영광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에서 필요한 자동차, 선박, 칩, 비행기, 광물, 의약품을 바로 여기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자유무역 시대의 종말, 혼란스러운 자동차 업계
하지만 30년간의 자유 무역 규칙 하에서 공급망과 공장 네트워크를 구축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제 관세 시나리오라는 뒤틀린 거울을 마주하고 있다. 차량 수입에 대한 25% 관세, 철강 및 알루미늄 가격 상승, 중국산 제품에 대한 20% 관세, 그리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관세까지 고려해야 한다.
업계 내외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가 미국 자동차 제조 산업의 두 거대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미국 자동차 업계 임원은 잠재적인 결과를 세 가지로 요약하며 "괜찮음, 나쁨, 체르노빌"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우려는 수익 예측에서도 확인된다.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새로운 관세로 인해 GM, 포드, 지프 제조업체인 스텔란티스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으며, GM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번스타인 자동차 분석가 다니엘 로에스카는 최근 보고서에서 "스텔란티스가 포드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수입하지만, 포드가 수입 부품에 더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이익에 미치는 타격은 덜 심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드와 GM은 미국 뿌리를 내세우지만, 실제 공급망은 멕시코와 중국을 거친다"고 지적했다.
◇ 공급망 마비 우려 고조
두 회사 모두 관세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행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드와 GM의 우려는 단순히 수익 감소에 대한 위협을 넘어선다. 관세 비용으로 인해 일부 협력업체가 파산할 수 있으며, 부품 제조업체가 문을 닫거나 부품 공급을 중단하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2008년 금융 위기나 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과거 산업 충격 당시 일부 협력업체는 자동차 회사가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부품 공급을 거부하기도 했다.
컨설팅 회사 플랜트 모란의 자동차 및 모빌리티 부문 대표인 마크 바로트는 "협력업체 사업의 마진은 원래부터 좋지 않다"며 "모든 부품을 납품할 때마다 손실을 본다면, 언제 납품 중단을 결정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분석가 존 머피는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만으로도 미국 산업에 약 260억 달러(약 37조 999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하며, 이는 차량당 3000달러(약 438만 원) 이상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공급망은 북미 생산에 가장 큰 혼란 위험이 있는 곳"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를 위한 자동차 부품 산업은 캐나다의 마그나, 독일의 보쉬와 같은 글로벌 기업부터 미시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지에 집중된 소규모 가족 기업까지 광범위하다. 자동차 부품 업계 단체인 MEMA에 따르면 이 산업은 93만 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미국 국내총생산의 2.5%를 차지한다.
미시간에 본사를 둔 스위치 등 플라스틱 부품 제조업체로 80명의 직원을 둔 게리 그리고로스키 부사장은 "대부분의 공급망이 우리와 비슷하다"며 "우리처럼 작은 마을에 있는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 되돌아갈 수 없는 글로벌 분업 구조
1930년대 디어본 본사 근처에 있던 포드의 거대한 리버 루즈 공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장 단지였다. 최고조에는 10만 명 이상이 이곳에서 일했는데, 이는 오늘날 일반적인 공장 수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포드는 거의 모든 것을 자체 생산했다. 탁한 루즈 강둑에 위치한 이 광대한 단지의 한쪽 끝으로 가공되지 않은 강철이 들어오면, 반짝이는 검은색 모델 T가 다른 쪽 끝으로 굴러 나왔다.
하지만 당시에도 포드는 전 세계에서 원자재 수입에 의존했다. 특히 수백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기 위해 브라질에 고무 농장을 소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1990년대 NAFTA 발효 이후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광범위한 공급망을 구축했다.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고 저렴한 가격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NAFTA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큰 승리로 여겨졌다. 업계의 공급망도 이에 따라 미국, 멕시코, 캐나다 전역에 공장을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
GM의 멕시코 내 제조 역사는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멕시코시티에서 쉐보레 트럭 생산을 시작했다. 현재는 NAFTA 발효 직후 문을 연 멕시코 중부 도시 실라오의 공장에서 픽업트럭을 생산하고 있다.
포드는 이보다 훨씬 일찍 멕시코에 진출하여 1925년에 모델 T 조립을 위한 첫 번째 공장을 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멕시코 공장을 소형차 생산에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현재 매버릭 소형 픽업과 머스탱 마하-E 전기차를 포함해 세 가지 모델을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다.
해외 생산에도 불구하고 포드는 '미국산'임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지난 3일에는 '미국에서, 미국을 위해(From America, For America)'라는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며 이러한 전략을 다시 한번 활용했다. 밝게 빛나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빛나는 픽업트럭을 용접하는 장면을 담은 광고를 포함한 이 캠페인은 포드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를 생산하고 다른 어떤 제조업체보다 많은 자동차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광고 내레이션은 관세 폭탄을 언급하며 "이제 자동차 역사상 전례 없는 이 순간에, 120년이 넘는 포드의 미국에 대한 헌신으로부터 누가 혜택을 받을까요? 바로 당신입니다"라고 말한다.
포드의 높은 미국 생산 의존도는 GM과 스텔란티스에 비해 연간 10억 달러(약 1조 4615억 원)의 이익 불이익을 초래했다. 포드 회장이자 헨리 포드의 증손자인 빌 포드는 경쟁적인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미국 제조업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2023년 연설에서 "우리 사업에 비용이 추가되었지만, 이는 저의 개인적인 가치, 우리 회사의 가치, 그리고 우리의 역사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년에 걸쳐 포드는 부품 기반의 상당 부분을 저비용 국가로 이전했다. 예를 들어 켄터키와 오하이오에서 생산되는 포드의 가장 큰 트럭인 슈퍼 듀티 픽업에 탑재되는 일부 대형 엔진은 멕시코에서 수입된다.
2010년대 중반 포드 CEO를 역임한 마크 필즈는 "최종 조립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할 수 있지만, 엔진이나 다른 고가 부품을 멕시코와 같은 곳에 두어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불리해진다"고 설명했다.
포드와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엔진이나 변속기와 같은 고가 품목뿐만 아니라 더 많은 품목에 대해 멕시코 및 기타 저비용 국가에 의존하게 되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일반적으로 브레이크 패드, 시트 커버, 패스너와 같은 많은 저렴한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한다. 경영진은 이러한 일반적인 품목을 미국에서 수익을 내며 생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한 가지 예는 자동차 전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과 케이블 묶음인 와이어링 하네스다. 이는 제작에 많은 시간과 수동 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산이 멕시코, 중미 및 기타 저임금 국가로 이전되었다.
전기 자동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대부분의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새로운 관세에 훨씬 덜 취약하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테슬라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를 국경 남쪽의 협력업체로부터 구매한다고 지적한다.
필즈는 "와이어링 하네스와 같은 것을 미국으로 다시 옮기는 것은 매우 어렵고 자본 집약적일 것이다. 막대한 노동력 불이익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노동력을 찾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NAFTA로 인해 국경에서의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천 개의 협력업체들이 결국 자동차 회사 고객을 따라 멕시코와 캐나다로 이동하여 대형 차량 조립 공장 바로 옆에 공장을 건설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캐나다 자동차 산업은 약 12만 8000명의 사람들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정부 국내총생산에 180억 달러(약 26조 3070억 원)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약 200만 명이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산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12개 이상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가 이 나라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멕시코의 폭발적인 성장은 특히 전미자동차노조(UAW)에 소속된 미국 자동차 노동자 수의 급격한 감소에 기여했다. UAW 소속 노동자 수는 1970년대 최고치인 150만 명에서 현재 약 40만 명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대규모 국경 간 투자는 최근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운영되던 광범위한 차량 조립 및 부품 공장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많은 부품들이 차량에 조립되기 전에 국경을 다섯 번에서 여섯 번이나 넘나든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차량 관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현실에 직면한 자동차 업계 로비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는 부과하지 말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수개월 동안 상무부 및 무역 담당 관리들과 거의 매일같이 대화와 회의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행정부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회사 및 협력업체 경영진은 새로운 관세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변호사들은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 논의하고 있다. 소규모 기업부터 거대 자동차 제조업체까지 디트로이트 안팎으로 비용 부담 방식을 놓고 격렬한 내용의 서한들이 오가고 있다.
GM은 지난주 한 협력업체에 보낸 서한에서 비용 증가로 인한 시장 상황 악화가 계약 이행에 대한 협력업체의 책임을 변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WSJ이 입수한 이 서한에 따르면 GM은 관세로 인해 계약상의 가격 인상분을 협력업체에 지불할 의무가 없다.
협력업체 경영진인 피터 앤서니는 이미 이처럼 긴밀하게 연결된 공급망에서 관세 효과가 얼마나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지 경험했다. 그의 회사인 UGN(GM, 혼다, 토요타 등에 카펫, 단열재, 휠 라이너를 공급)은 지난달 중국에서 수입하는 알루미늄 부품에 대해 이전 세율의 두 배인 47%의 관세를 납부했다.
하지만 앤서니는 멕시코에 대해 더 우려하고 있다. 그의 회사는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혼다 및 GM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을 멕시코에 두고 있다. 이들 고객은 수출품에 대한 수입세를 부담할 수 있으며, 앤서니는 이것이 그들의 차량 생산량 감소와 카펫, 단열재, 휠 라이너에 대한 수요 감소를 초래할까 우려하고 있다.
그는 "그들의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다. 그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우리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앤서니는 관세가 자동차 산업을 과거의 영광으로 되돌릴 수 있는 도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관세는 자동차 가격을 인상시킬 뿐만 아니라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